1945년 창업한 U-Haul은 LA에서 오리건 주 포틀랜드로 이사하려던 Shoen 부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북미 최대의 이사운송업체이다. U-Haul은 이사에 필요한 차량과 장비들을 대여해 주면서 “직접 나르십시오”라고 말한다.

몇일 전 U-Haul을 이용해 이사했다. 가족들끼리 짐을 날랐다. 하루종일 짐을 날랐더니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아팠지만 땀 흘린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만족과 가족애도 느낄 수 있었다. 아들에게는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임금을 대신했다.

도심으로 갈 때의 가장 큰 고민은 주차이다. 발렛파킹은 특별 경우 아니면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비교적 저렴한 길거리 주차도 공용주차장 찾기도 쉽지 않다. 내가 사는 도시에는 U-Park라는 광고판이 시간당 가격표와 함께 붙어 있는 곳이 많다. 이곳에는 대부분 관리인이 없고, 본인이 직접 기계로 주차비를 지불해야 한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나온 시스템이기에 잘 이용하고 있다.

문득 U-Read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직접 읽으라.”무엇을 읽으라는 말일까? 성경 말씀이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주일 설교 시간에 말씀을 접한다. 목사의 설교를 통해 성경 본문의 중심 사상이 무엇인지, 그 말씀에 따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인터넷에서도 유명한 또는 훌륭한 설교나 말씀 관련 강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신자들은 말씀을 들으며 믿음이 자라고 영적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듣는 그 말씀은 설교 본문 몇 구절이거나 그에 관한 설교자의 해석이 전부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교회에서 설교를 들어 주는 것도 큰 헌신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또한 메신저인 설교자에게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점, 설교자가 말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도 숙제로 남는다.

성경말씀 자체를 직접 읽는 것이 필요하다. 계시록은 듣는 것보다 읽는 것을 먼저 말하고 있다(계 1:1). 새해가 되어서인지 성경 읽기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다. 통독, 속독, 다독, 정독, 청독, 묵상 등 읽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이든 본인이 직접 읽어야 한다(U-Read)는 것이다. 그것도 ‘성경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말씀 그 자체’를 통으로 먹고, 매일 먹고, 꼭꼭 씹어먹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읽기 집중반 U- Read를 진행하다보니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일이 처음이라는 소감을 많이 듣는다. 지루하다거나 몇 장 넘기면 그 전에 읽은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억력이 감소한 탓이고, 읽기 분량이 너무 많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읽기의 영적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설교말씀이 요리된 음식이라면, 성경말씀은 유기농산물 재료라 할 수 있다. 영혼의 위장에 쌓아둔 그 말씀을 성령께서 기억나게 해주시며, 때가 되면 말씀의 유전자가 깨어나기도 한다. 우리의 의식이 기억 못할 뿐이지, 말씀은 우리 속에서 살아 있기 때문이다.‘직접 성경 읽기 U-Read’를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그것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의미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각자가 직접 성경을 읽고 해석하다 보면, 잘못된 해석이나 주장들이 현재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66권 읽었다는 그 자체만을 자랑하며 또 다른 공로주의에 빠져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숙함과 오류는 반복을 통해 개선될 것이다.

전문가들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거야말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이 아닌가? 지성소의 접근권을 단일화하고 휘장을 찢고 각 사람들이 직접 하나님을 만나는 길을 열어 놓으신 것은 예배에서만이 아니라 성경 읽기에도 적용되는 십자가 사건의 의미다. 그렇다면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비밀문서를 취급할 수 있는 소수의 특권층이 되지 말고, 성도들이 성경을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돕고 안내하는 가이더의 역할을 해야 한다. 각자가 직접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되 예수 안에서, 예수의 영을 통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 말이다. 전문가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역할이 바뀌는 것이다.

말씀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중요한 것은 직접 하는 것이다. 해설가에 의존하지 말고, 요약문에 중독되지 말고, 직접 읽으라.

U Read the B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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