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나는 노래방에 가지 않는다. 아주 가끔 회사 사람들에게 끌려갈 때가 있지만, 내가 먼저 나서서 가는 경우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가더라도 흥이 나질 않는다. 왜 그럴까?

첫째, 내가 노래할 때 듣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 흥에 겨워 한창 노래를 하고 있는데, 같이 간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얘기하거나, 다음에 자기가 부를 노래를 찾느라 내 노래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둘째, 노래방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노래방은 어둡고 좁고 밀폐된 공간일 뿐 아니라, 요란한 불빛이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또 한국과는 달리 미국 노래방에서는 술도 팔고, LA 한인타운 같은 곳에서는 여성 접대부가 나오기도 한다. 영적으로 밝지 못하고, 사탄이 역사하기 좋은 장소임이 분명하다. 그런 곳에 가 봐야 영적인 유익이 별로 없다.

그러나 노래방에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굳이 노래방까지 가서 노래를 부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몇 년째 교회에서 성가대로 봉사하고 있는데, 주일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노래하고 연습한다. 얼마 전부터는 수요예배 때 앞에 나가서 노래로 섬기고 있기에 일주일에 보통 5~6시간은 노래하는 셈이다. 그러니 굳이 노래방까지 가서 노래할 필요가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노래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 듯하다. 전 세계 어느 지역, 어느 민족이나 고유의 음악과 노래가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 한민족은 더욱 더 그런 것 같다. 고대로부터 ‘음주와 가무를 좋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가?

창조 원리로도 맞는 듯하다. 성경에는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라(사 43:21)”라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히셨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누구나 창조주인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어하고, 찬양해야만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타락한 인간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하나님을 찬송하는 대신에 세상 노래와 음악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찬송 본능을 해결한다. 특히 우리 민족은 노래방이라는 특수한 장소에서 이러한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주일예배나 모임 때마다 밝고 아름다운 곡조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어떤 때에는 악기를 연주하며 화음에 맞추어 노래한다.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충실하기에 잘못된 방법으로 노래 갈증을 해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크리스천들의 찬양은 사랑이나 이별, 세상 사는 고달픔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어서, 우리의 영혼은 맑아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사랑으로 마음이 풍성하게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또 아름다운 찬양을 듣고 부를 때 우리의 감정이 정화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이러한 신비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일부 믿는 사람들도 노래방을 통해 노래 욕구를 해소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예배를 통해,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찬양하고 노래한다면 믿는 사람들이 노래방을 출입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따라, 하나님을 찬양하는 방법으로, 우리 모두 노래하고 싶은 본능을 해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또한 이 땅 곳곳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가 울려퍼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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