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면 RV에서 자는 게 추웠습니다. 온몸이 아프고 목, 어깨, 등이 아파서 밤잠을 설치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교회와 성도님들이 있기에 감사하며 잠에서 깨어 RV에서 밖을 내다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소복이 쌓인 눈, 향나무 가지마다 꽃처럼 피어 있는 눈의 아름다움은 하나님의 솜씨인지라 얼마나 마음이 기쁘고 상쾌한지 아픈 것도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온 세상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옷 입혀 주심에, 동심으로 돌아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기뻐했습니다.

 

오늘은 여자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교회에서 간증을 했습니다. 남편도 목사님이신데, 선교 열정이 있으셔서 일 년에 6개월은 불교권인 버마에서 사역을 감당하고 계시다고 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곳의 영혼들을 생각하면 견딜 수 없어서, 좋은 환경인 미국을 떠나 사역하고 있지만 너무 기쁘다고 하셨습니다.

 

사역자들의 마음속에 열정을 갖고 사역할 수 있도록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각자 다름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감리교회 목사님인데 성령 충만한 모습으로 작은 교회지만 뜨겁게 감당하고 계셨습니다. 간증을 통해 온 성도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가운데 은혜와 도전이 되었다고 감사했습니다.

 

점심식사 후 사역에 대해 살아계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전도 강의를 했습니다. 강 집사님 부부는 받은 은혜가 크고 얼마나 도전이 되는지 흥분이 된다며 자기들을 위해 집사님들이 우리 교회에 오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남편 강 집사님은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도 세상일 때문에 마음이 때로는 우왕좌왕했다는 것입니다. 간증을 들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무어라고 형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네가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변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군으로 인정된 자로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디모데후서 2:15).

 

아내 강 집사님은 올해 전도부장을 맡아서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고심하고 있었는데 마음에 불을 붙여 주어서 고맙다며 몇 번이고 인사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당신이 교회에서 전도부 일을 할 때나 전도훈련을 받으러 갈 때 내가 뒤에서 밀어 줄 테니까 열심히 하라"고 격려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 하나가 전도의 열정이 뜨겁게 불타면 그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같이 뜨거워진다"면서 상기된 얼굴로 좋아했습니다.

 

잠자던 심령에 뜨거운 전도의 열정이 당겨지면 그 교회는 전도의 분위기로 활성화되고 부흥되는 것입니다.

 

또 아주 얌전하게 생긴 김 집사님은 이제까지 자신의 소원이 영혼 구원이었음을 깊이 깨달았다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자신만의 신앙을 지키느라 전전긍긍하던 것에서 탈피하여 죽어가는 영혼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어 기쁘다고 했습니다. 한 영혼을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하는 것이고 찾아가서 전해야 하는데, 전도하지 못했던 것을 회개하며 이제는 발걸음을 옮겨 전도할 것을 결심했다는 고백을 하였습니다.

 

목사님께서도 교회의 본질이 전도임을 알면서도 하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적극적인 자세로 전도하도록 도전을 주어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자비량 사역에 물질이 필요할 것이라며 교회에서 주는 사역비라고 봉투를 주셨습니다.

 

다음날 새벽기도에 일찍 나가서 기도한 후 강대상 위에 그 봉투를 올려놓았습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주시는 사역비를 받지 않아도 하나님의 사람들의 손길을 통해 공급해 주심을 경험했기에 되도록 교회에서 주는 것을 사양했습니다. 교회마다 돈 쓸 곳이 많지만, 무엇보다 영혼 구원에 유용하게 써 주기를 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새벽 기도가 끝난 후 차츰 불이 꺼지고 찬양곡이 나올 때 개인 기도를 시작하려는데 어떤 여 집사님이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그 집사님은 봉투를 내밀면서 “어제 간증을 통해 은혜를 많이 받았어요. 전도 여행에 동참하고 싶어요. 꼭 받아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사양을 해도 간청하여 받았습니다.

 

기도 제목을 물어 보았더니 “감사가 넘치고, 나누는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하면서 눈물을 주룩 흘리면서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봉투에 이름을 쓰지 않아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써 달라고 했더니, 쓰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는 집사님의 가정을 위해 축복하고 감사 기도를 함께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중심을 보시고 역사하심을 또 한 번 경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강대상 위에 사역비를 헌금으로 올려 놓은 지 30분 만에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자의 손길을 통해 되돌려 주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일거일동을 보고 계시는 것 같아 마음이 흥분되면서, 앞으로의 태도와 삶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다짐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RV에 돌아와서 봉투를 열어보니 너무나 큰 돈이었습니다. 교회 봉투가 아닌 하얀 봉투인 것을 보면 집에서 준비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두를 알고 계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시편 139:2-3).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