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우리 교회에는 나를 만날 때마다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들이 몇분 계신다. 대표적인 분들이 B 목사 사모님과 중보기도 팀장인 P 권사님인데, 만나기만 하면, 몸은 어떤지, 집안에 다른 일은 없는지를 물어보신다.

지난해 9월, 잠을 자다가 극심한 통증 때문에 깨어 응급실로 실려간 후부터 이런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쓸개에 담석 증세가 있어 간단히 치료한 뒤 곧바로 퇴원했고, 그 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는데도, 여태껏 내 건강 상태를 체크하신다. 처음에는 ‘안 아픈지 한참 됐는데 나에 대해 너무 관심 없구나,’‘나한테 물어볼 게 그것밖에 없나’하는 생각에 섭섭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분들이야말로 정말 고마운 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 건강에 대해 물어본 분들은 모두 우리 교회 중보기도 팀원들로, 모일 때마다 교회와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그중 한 명이 나였던 것이다. 그러니 교회에서 오다가다 나를 만나면, 내 건강 상태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잘 지켜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자기 전에 야식을 먹지 않아서 통증이 없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되찾은 지금의 내 건강은 그분들의 기도 덕분이었던 것이다. 

사실 중보기도팀의 기도 덕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3학년이었던 큰딸 하영이가 교회 놀이터에서 놀다가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친 적이 있다. 아이가 계속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고관절 부위를 다쳐 성장판이 손상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퇴근 후 목발을 짚고 있는 하영이의 모습을 보니, 그 모든 일들이 다 내 잘못 때문인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그때 하영이가 다쳤다는 소식이 중보기도 팀에 전해졌고, 팀원들은 모일 때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셨다. 이후 MRI 촬영 결과,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으며, 지금 하영이는 잘 뛰어다니고 또래보다 키도 더 크다. 그런 하영이를 보면서 중보기도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교회의 여러분들과 한국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기도해 주셨기에 하나님께서 하영이를 치료해 주신 것이라 믿는다. 어쨌든 나는 우리 교회 중보기도 팀에게 기도와 사랑의 빚을 두 번 지게 되었다.

솔직히 중보기도에 대한 불신이나 이기심 때문에 남을 위한 기도를 많이 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공예배 중에도 남을 위해 기도할 때면, ‘내 기도 제목도 급한데 남을 위해서까지 꼭 기도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두 번의 사건을 통해  중보기도의 힘을 강력하게 경험했기에, 내가 속해 있는 순이나 성가대에서 누군가 기도 부탁을 하면 잊지 않고 기도한다.

나아가 중보기도를 통해 우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영적 세계의 비밀도 깨닫게 되었다. 육신에 거하는 우리에겐 공간적, 시간적 제한이 있지만, 중보기도를 통해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누구와도 교제할 수 있고, 전 세계 어느 곳을 위해서도 기도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요즘 날마다 한국에 계신 양가 부모님을 위해 기도하고, 친구 영준이의 가정에 자녀의 축복이 임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믿다가 낙심한 후배 형제가 다시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이런 비밀을 알았기 때문이다.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19-20)는 성경 말씀대로, 주님은 그 어떤 기도보다 중보기도에 가장 빨리 응답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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