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따르는 모든 자는 예수의 제자(disciple)이다. 신자와 제자를 나누고, 그리스도와 주님을 나누는 방식은 성경에 기초를 둔 개념이 아니다. 모든 신자는 제자이며, 제자에게 예수는 주님이시며 동시에 그리스도이시다(행 2:36).

이런 제자들이 걸어가는 삶을 ‘제자도(discipleship)’라고 부른다. 지난 2천 년간 제자들은 이 길을 걸었다. 이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영적 형성’이라 부르며, 이러한 훈련을 ‘영적 훈련’ 혹은 ‘제자훈련’이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제자훈련 프로그램이라 부를 수 있다. 즉 제자훈련 프로그램은 예수와 성경의 중심 가르침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신학에 기초하여, 그렇게 이해한 예수를 평생 따르는 제자도를 상황에 맞게 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나들목교회에서 18년 동안 개발, 임상, 발전된, 하나님나라 복음에 기초한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짧은 지면에 소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신학과 철학, 방법론은 『제자훈련, 기독교의 생존방식』(이하 『제자훈련』)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글에선 현재 제자훈련의 문제점과 원인, 그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된 ‘하나님나라제자훈련 시리즈’를 간략히 소개하고, 이를 적용하고 있는 교회들의 사례를 첨부한다.

‘하나님나라제자훈련 시리즈’

최근 제자훈련으로 성장한 교회들의 실망스러운 모습들로 인해 ‘제자훈련 폐기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앞서 언급했듯이 예수를 따르는 자들에게 제자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성도가 온전해지기위한 사역(『제자훈련』 339-370쪽 참조)에 교회가 애쓴다면, 어떤 종류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이든 만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프로그램이 없어요. 단지 예배하고 성경과 기도에 전념해요”라고 말해도, 그것 역시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어떤 프로그램을 쓰는가이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료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개발된 것이고, 선교단체들에 의해 소개되고, 편집한 내용들이다. 그러다 보니, 제자훈련이 근본적인 복음에만 기초하고, 예수의 중심 가르침인 하나님나라가 실종되었다(『제자훈련』3장 참조). 신학적 빈곤은 제자훈련을 목회자나 일부 헌신된 성도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게 했고, 제자훈련은 일개 지역교회에서 봉사 잘하는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되었다. 대부분의 제자훈련은 교회에서 시행되는 ‘한 번 이수해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하였다( 『제자훈련』13-14쪽)

이런 프로그램으로 양성되는 교회의 제자들은 이원론적 영성에 빠져 균형을 잃을 위험이 있고, 모든 삶의 영역에서 예수를 따르기보다 교회 안에서 성실한 교인이거나 개인주의적 경건에만 함몰된 그리스도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교회는 힘을 잃고,“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예수의 선언은 명제적 선언으로만 남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들목교회의 ‘하나님나라제자훈련 시리즈’가 탄생했다. 사실 이 제자훈련 프로그램은 1980년대부터 한국교회의 문제와 이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탐색해 온 신학적, 실천적 탐구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30년 가까운 고민과 연구, 이런저런 시도 끝에 2001년 나들목교회를 개척하면서,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집대성하고, 임상하기 시작했다.

‘하나님나라제자훈련 시리즈’는 신학적으로는 근본적인 복음 대신에 하나님나라 복음에 기초하였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목회자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성도들이 삶 속에서 재생산하도록 도와서, ‘전 신자 제사장’을 이론이 아닌 실제로 살아내게 한다. 그 목적도 교회공동체 운영과 유지가 아니며, 성도들이 공동체를 세우는 주축이 될 뿐 아니라, 세상 속에 침투하여 변혁시키는 목적을 가진다. 제자로서 심화되는 방식 역시 단지 제자훈련을 일회성으로 받는 것을 넘어서서, 다양한 미디어(책, 음성, 영상)를 사용하여 꾸준한 전수와 반복을 통해 심화하도록 구성되었다. 이 모든 신학과 방법론이 위에서 언급한  『제자훈련』에 담겨 있다.

프로그램을 소개하려면 영적 형성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제자훈련』9장).‘찾는 이’(세상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 세상, 하나님에 대하여 진실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자)가 회심하여, 영적 아이가 되고, 영적 아이가 성장하여 영적 청년이 되고, 그들이 제대로 성장한다면 영적 부모가 된다. 회심 이후의 세 단계를 여섯 단계로 나누어 성도들이 자신들의 영적 성장을 더욱 잘 진단할 수 있게 도왔다. 찾는 이가 회심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이 성장하여 결국 영적 부모에 이르도록 돕는 여정을 위해 프로그램(spiritual developmental program)을 위의 신학과 철학에 의해 개발했는데 <표1>로 요약할 수 있다.

<표1>

이렇게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성장하는 성도들은 처음에는 자신을 도와 주는 성도 이끄미의 도움을 받아 따르미로 성장하다가, 때가 되면 이끄미로 발돋움한다. 단지 예수를 따르는 데 머물지 않고, 예수를 따르는 일에 자신보다 조금 더 뒤처진 성도들의 이끄미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성장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이러한 삶을 모든 성도가 누리게 하는 것이 ‘하나님나라제자훈련 시리즈’의 목적이다.

이러한 제자훈련의 개인적인 목적이 이루어질 때, 세상과 교회 속에선 끊임없이 회심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따르며, 실제적으로 변화되어, 이미 시작된 하나님나라를 세상 속에서 살아내게 된다. 이렇게 성장하는 자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며, 주님이 다시 오셔서 하나님나라를 완성하실 것을 기다리는 삶을 살게 된다. 교회 안에 갇힌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하늘나그네로서의 삶을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하나님나라제자훈련 시리즈’가 준비된 20년 가까운 세월을 제외하고, 이 프로그램이 실제로 개발되고, 완성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 그 지난한 과정을 다 설명할 수 없지만, <표1>에서 보듯이 현재 다섯 단계가 만들어졌고, 그 중에 임상과 보편성 획득을 위한 연구를 마친 네 가지 자료가 출판되어, 형제교회와 관심 있는 교회들이 사용하고 있다.

 

1) 복음 전도와 회심을 돕는 자료 : 『풍성한 삶으로의 초대』, 『하나님나라의 도전』(비아토르 펴냄), 『만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요한과 함께 예수 찾기』(생명의말씀사 펴냄)
2) 복음 전도 직후의 초기 양육을 돕는 자료: 『풍성한 삶의 첫걸음』(, 비아토르 펴냄), 『만남은 멈추지 않는다』(생명의말씀사 펴냄).
3) 하나님나라 복음에 기초한 제자훈련 자료: 『풍성한 삶의 기초』(비아토르 펴냄)
4) 제자훈련 이끄미를 위한 훈련 자료: 『제자훈련, 기독교의 생존방식』(비아토르 펴냄)

앞으로 저술이 완료되어 나올 자료는 다음과 같다.
5) 하나님나라를 세우고 이끄는 제자훈련 자료: 『공동체, 기독교 삶의 방식』(비아토르 펴냄, 근간)

위의 모든 자료는 워크북과 서적으로, 그리고 무료 영상과 음성으로 지원된다(유튜브와 www.hanabokdna.org 참조).

(* 편집자 주 : 상호게재협약을 맺은 월간목회 8월호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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