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을 넘어선 환자를 병원으로 심방한 적이 있었다. 중환자실이었다. 두 손을 꼭 붙잡고 기도했다. 약이나 의사의 치료를 통해서도 고쳐 주시지만 예수님께서 직접 고쳐 주시길 간절히, 간절히... 정말 간이 저리도록 기도했다. 얼굴에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퇴원하면 교회 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예수님보다 두 배나 더 살았는데도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 한 것이 별로 없네요. 꼭 약속합니다.” 그렇게 다짐하며 눈물도 글썽였다. 그 기도가 응답되어 예상보다 일찍 퇴원했다. 물론 약속 그대로 교회에 더욱 열심히 헌신했다.

옛날 한국교회 「합동찬송가」에는 예수님의 생애찬송가라는 것이 있었다. “삼십삼 년 동안을 세상에 계셔/ 벙어리와 소경과 빈천한 사람...”이란 구절이 있다.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뒤 삼십삼 년을 사셨다고 했다.

사실 삼십삼 년을 사셨는지는 잘 모른다. 성경에는 “예수께서 가르치심을 시작하실 때에 30세쯤 되셨다.”는 기록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눅 3:23). 의학자인 누가의 기록이라 정확도가 매우 높다. 특히 그는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피고... 차례대로 써 놓았다.”고 밝혔다(눅 3:23). 그래서 ‘삼십 세’라고 단정짓지 않고 ‘삼십 세쯤’이라 했다. 그래도 보통은 삼십 세에 하늘나라 복음전파를 시작하셨고 3년간 사역하셨다고 해서 큰 문제가 없다. 특히 30세는 요셉이 이집트 왕 바로로부터 총리로 임명되던 나이였고, 특히 육신의 선조 다윗이 또한 유대 왕으로 취임하던 나이였다.

그래서 다시 확인한다. 예수님은 삼십삼 년 동안 세상에 계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셨다. 학자들의 연구로는 지금의 서력기원전(BCE) 4년에 탄생하셨고, 30세에 복음전파/제자육성/하나님 나라 건설을 시작하셨다. 뛰넘절(유월절, Passover)을 3번 지내신 뒤 십자틀에 처형되셨으므로 3년 동안 사역하셨다.

인류문명의 발전과 특히 의술의 발달로 사람의 수명이 놀랍게 늘고 있다. 지금은 90세 넘게 사는 것이 보통스러운 일 아닌가. 인간수명에 가장 민감한 생명보험회사들이 곧 평균 95세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예수님의 3배를 더 살게 된다는 뜻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예수님 사신 때는 교통통신수단이 별로 없었다. ‘걸어 다니는 문명’이었지만  지금은 자동차와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전화기와 컴퓨터를 사용한다. 인조인간의 실용화단계가 되었다. 인류문명은 앞으로 더 빨라지고, 정확해지고, 대량으로 생산해내고, 짧은 시간에 수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이 한 달 걸릴 일을 하루에 끝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분께서 3년 동안 하신 일과 비교하면 우리가 해놓은 일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특히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있어 그렇다. 반대로, 인간생명을 대량으로 죽이는 지혜는 엄청나게 발달했다. 지금 지구 위에 있는 모든 핵폭탄을 일제히 터뜨린다면 80억 가까운 인구가 순식간에 새까만 시체로 변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그런 대량학살의 문명을 ‘생명살려내는 문명’으로 바꿀 수 있을까.

(대표 저서 :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