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잠시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안고 갔지만, 좋은 날씨와 반가운 분들과의 만남 덕에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뉴욕으로 돌아온 후 테니스 클럽에 갔습니다. 평소에 주 1~2회 정도 테니스를 치는데 잠시 쉰 탓인지 볼도 잘 맞지 않고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운동 전에 충분한 워밍업을 하지 않은 탓인지 끝날 무렵에는 어깨가 아파서 운동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여름보다 겨울에 근육과 인대가 더 뻣뻣하기 때문에, 겨울 운동을 할 때 워밍업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직업적인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 전 워밍업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습니다.

워밍업의 효과는 여러 가지입니다. 흔히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운동 전에 스트레칭과 워밍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각종 연구들은 운동 전 스트레칭 혹은 워밍업이 부상을 방지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운동선수와 트레이너, 물리치료사는 워밍업이 운동 중에 일어나는 부상을 방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워밍업의 첫 번째 효과는 운동 능력(Performance) 향상입니다. 운동 전에 근육과 인대 등을 충분히 예열하고 준비 시간을 제공하면 운동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의 워밍업 효과로 심박수 증가 및 체온 상승을 통한 호흡-순환계 활성화, 골격근의 탄력성 증가, 신경근계의 효율성 증대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워밍업 효과에 대해선 많이 알아도, 막상 운동을 하기 전에 워밍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근력컨디셔닝협회(National Strength and Conditioning Association)는 다음과 같은 워밍업을 추천합니다. 첫째, 운동 전에 달리기 운동 등의 유산소 운동을 5~10분간 실시합니다. 이때 몸 전체에 약간의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동적인 스트레칭(dynamic stretching)을 합니다. 동적인 스트레칭은 실제 운동의 동작들을 작은 관절 범위에서부터 큰 범위까지 천천히 시행하면서 운동에 필요한 관절가동범위를 충분히 경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를 치기 전에, 라켓으로 작은 범위부터 큰 범위까지의 스윙 동작을 시행해 봅니다.

스트레칭에는 정적인 스트레칭(static stretching), 동적인 스트레칭(dynamic stretching), 그리고 탄성 스트레칭(ballistic stretching)이 있습니다. 운동 전에 흔히 하는 정적인 스트레칭이 사실은 운동 이후에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거나 유연성을 늘려 부상을 방지해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신 연구들은 운동을 마친 이후에 정적인 스트레칭을 하라고 추천합니다. 정적인 스트레칭을 할 때에는 15~30초 동안 자세를 유지하되 반동없이 실시하여 근육이 충분히 늘어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신체의 반동을 이용하는 탄성 스트레칭은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충분한 훈련이 되지 않은 분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아직 날씨가 쌀쌀합니다. 운동 전에 충분한 워밍업으로 부상을 방지하고 즐거운 취미활동을 즐기길 바랍니다.

* 김동언(PT, DPT) 필자는 한국에서 삼성서울병원, 영남대학교병원에서 근무했으며, 뉴욕 American Medical Inc.에서 근골격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및 운동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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