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사태가 심상치 않다. 금방이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 같고, 경제는 망가져 공황이 닥칠 것만 같다. 한국과 중국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던 미국에서도 확진자 수가 갑자기 늘어나고, 사망자가 발생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증시는 연이어 폭락했고, 마켓의 물건은 사재기로 동이 나기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 마켓에는 언제가 물건이 가득했던 미국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하버드니 존스 홉킨스니, 최고의 의과대학을 모두 갖고 있는 미국이기에 그깟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정도야 금방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괜찮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급기야 3월 1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최강대국의 지도자가 발표한 첫 번째 정책은 아이러니하게도 ‘국가 기도의 날(National Day of Prayer)’선포였다. 바이러스 질환은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치료해야 하겠지만, 누구보다 미국의 과학 기술의 수준과 한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대통령이 국가 기도의 날을 두 달 앞당겨 3월 15일에 시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자고 전 국민에게 호소했다. 역설적으로 대통령이 국가 기도의 날을 서둘러 선포한 것은 이번 사태가 사람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가장 큰 시련의 때, 미국인들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시련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고 기도해왔습니다. (...) 지금 이때 우리는 더 많은 자유와 평안, 그리고 힘을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In our times of greatest need, Americans have always turned to prayer to help guide us through trials and periods of uncertainty. (...) in this time we must not cease asking God for added wisdom, comfort, and strength.)”

대통령의 말처럼, 미국은 나라에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국가 기도의 날을 선포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움을 구했다. 국가 기도의 날이 법으로 제정된 것은 1952년이지만, 국가 기도의 날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독립을 선포하기 전, 그리고 독립전쟁 중에도 해마다 봄이 되면 ‘금식과 기도의 날(Fasting and Prayer)’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고, 독립군의 총사령관이자 훗날 미국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된 조지 워싱턴 장군은 전쟁이 한창이던 1779년에 “금식과 겸손, 그리고 기도의 날(Day of Fasting, Humiliation and Prayer)”을 선포하고 모든 오락과 불필요한 노동을 중단하고 전 국민이 기도하도록 했다. 이후에도 남북전쟁 때나 1~2차 세계대전 중에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 지도자들이 기도했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 

지구상에 미국처럼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라는 여럿 있지만, 미국처럼 복 받은 나라는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도하며 세운 나라,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운영해 온 나라이기에 하나님께서 축복하신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이때,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자 최고의 의료 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취한 첫 조치가 “기도”라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 반대편 소식을 동시에 알게 되고,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것 같지만, 한계가 있다. 코로나 사태도 지도자와 백성들이 한 마음으로 무릎 꿇고 기도할 때 이겨낼 수 있겠지만, 오로지 사람의 노력에만 의지할 때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과연 어느 편에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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