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예배 시리즈 (18)

렘브란트, 얍복강가에서 천사와 야곱의 씨름

하나님을 찾은 야곱

야곱의 성향은 우리의 연약함을 잘 보여 준다. 복을 얻기 위해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였고, 에서가 400명의 장정을 데리고 오고 있다는 소식에 심히 두려워하고 답답하여 밤새 씨름했다. 창세기 32장에서 야곱은 홀로 어떤 사람과 밤새도록 씨름하여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서야 끝나는가 싶었는데, 야곱은 끝까지 축복을 간구하여 받게 된다. 그 전에 야곱은 하나님께 자신과 처자식을 에서로부터 건져내 주시길 간구했다(창 32:11). 야곱은 위협과 환난에 직면해, 밤새 씨름을 하면서까지 축복을 구했다. 하지만 야곱이 고향을 떠나 하란으로 향할 때, 하나님께선 야곱의 공로와 상관없이 자손을 축복했고, 어디로 가든지 지켜서 다시 돌아오게 하고 하나님께서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창 28:14-15).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이 있었지만, 눈 앞에 환난이 닥치자, 그는 두려워했고 결국 홀로 씨름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가 모든 것을 제쳐놓고 처음부터 하나님과 대면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모든 가축과 가족은 얍복강을 건너게 하고, 야곱 혼자 나루터에 남았던 것이다. 그들을 보낼 때에도 선호하는 순으로 가축과 가족을 도열하고, 라헬과 요셉을 행렬의 맨뒤에 두었으며, 야곱 자신은 그 뒤에 있었다. 그러나 그가 상대해야 했던 자는 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이었다. 그때 하나님은 “내가 반드시 네게 은혜를 베풀어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하리라”(창 32:12)고 약속하셨다. 우리에게도 환난과 고난은 하나님을 찾는 귀중한 기회이다.  

훗날 야곱은 또 다른 환난을 맞이한다. 창세기 34장에 야곱의 딸 디나를 세겜이 욕되게 하고 아내로 삼으려 하자,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을 죽이고 디나를 데려오며, 할례 받은 성읍의 모든 남자를 죽이고 그들의 재산을 취한 것이다. 야곱은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의 보복으로 자신과 가족이 몰살될까봐 두려워한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벧엘로 가서 환난 날에 응답하신 하나님께 제단을 쌓으라 명하신다. 야곱은 자신의 집안과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방의 신상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케 하고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명령한 뒤, 벧엘로 올라가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창 35:3)라고 말한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다시 나타나사 야곱에게 복을 주셨다. 하나님은 당신을 찾는 자에게 반드시 응답하신다. 

야곱은 우리와 같이 두려움 많고 연약한 자였지만,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보호받고 복을 받았다. 야곱이 한 일은 하나님을 끝까지 찾는 것이었고, 하나님께 합당하지 않은 것들을 내려놓고 자신과 온 가족이 하나님께 예배한 것이었다. 

우리는 최근 교회에 모여 자유롭게 예배할 수도 없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도 없는, 전례 없는 환난을 겪고 있다. 또한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두려움과 답답함과 싸우고 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과 씨름하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이며, 하나님께 합당하지 않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과 온 가족이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반드시 응답하실 것이고, 성경에 약속하셨던 것처럼 신실하게 우리를 지키시고 이 모든 환난에서 우리를 건져내 주실 것이다. 

“내가 환난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저가 그 전에서 내 소리를 들으심이여 그 앞에서 나의 부르짖음이 그 귀에 들렸도다”(시편 18:6).

Jean-Baptiste Gruenze, 가족 예배

가족 예배(Family Worship)

교회에 모여 예배하지 못하는 요즘 홀로 온라인 예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위기와 환난 속에서 우리는 야곱처럼 하나님을 우선적으로 찾고 기도하며, 가족 모두 건강하다면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려야 한다. 하나님을 섬기는 가족에게 가족 예배는 필수이다. 주일에 가족이 같은 교회를 가더라도, 성인 예배와 청소년 예배로 나뉘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른 스타일로 예배를 드리곤 한다. 이렇게 부모와 자녀가 분리되면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에 대한 기억, 경험, 목적, 비전, 그리고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가족이 영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부모와 자녀가 한 믿음과 비전으로 영적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가족 예배는 세대간의 교류 단절과와 신앙적 유산의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이상적이고 성경적인 예배이다. 자녀들을 위해 가족 예배를 드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부모 또한 자녀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녀들의 영적 민감함, 순수한 반응, 순전한 믿음, 영적 경험에 대한 열린 자세로부터 신앙적 도전을 받는다.

가족 예배를 통해 예배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경험하게 되고, 각자의 영적 경험과 깨달음을 나누는 수평적 교제가 이루어진다. 또한 가족 간의 벽을 허물고, 사랑의 교제와 성숙을 돕는 장을 만들게 된다. 그리하여 하나된 가족 공동체와 신앙적 유산이 후대로 이어지도록 도움을 준다.

청교도 신학교 학장인 조엘 비키는 가족 예배가 매일의 영적 양식이라고 했다. 기독교 역사가 긴 서양에선 전통적으로 가족 예배를 통해 자녀들의 신앙을 키웠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예배자의 모델이기에, 가족 예배를 통해 자녀들도 예배자로 성장하게 된다. 가족 예배를 드리는 자녀와 그렇지 않은 자녀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통계적으로 가족 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는 자녀가 영적 성장과 교육 면에서 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주었다.

가족 예배를 드릴 때, 자녀들의 참여와 헌신이 중요하다. 통계적으로 아버지가 주도하는 가족 예배보다 자녀들이 적극적으로 기도와 찬양으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간구와 고백을 할 때 그들의 신앙적 헌신이 더 크게 나타났다. 부모가 주도하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인도하는 가족 예배가 영적 성숙에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가족 예배를 준비할 때 5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자녀들이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는 예배 순서를 계획해야 한다. 둘째, 설교의 개요를 쉬운 단어들로 구성해야 한다. 셋째, 찬양할 때 자녀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자녀들이 성경을 봉독하도록 한다. 다섯째, 부모는 자녀들을 위해, 자녀들은 부모를 위해 중보기도를 한다. 

가족 예배는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족 예배가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야곱이 순종하여 그와 온 가족이 벧엘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듯이, 날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청교도들은 "너는 알아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라 그를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그의 언약을 이행하시며 인애를 베푸시되"라는 신명기 7:9 말씀을 붙잡고 다음 세대뿐 아니라 천대를 바라보았고, 여호수아의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 하반절)가 그들의 신앙고백이었다.

지금은 온 가족이 하나님을 찾을 때이다. 기도하며 하나님께 예배할 때이다. 이때에 예비하신 하나님의 응답과 축복을 소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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