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마가복음 4:31)

겨자씨는
모든 씨보다 작기에
자랑할 것도 뽐낼 것도 없어
땅에 떨어지면 보이지도 아니했나이다.

그나마 일년생이기에
한 해 자라고 다음 해까지는
죽은 풀처럼 존재조차 찾을 수 없는
말라 버린 누런 잎만 보여 주었나이다.

날 때부터 비천했던지라
위인의 눈에 띄지도 못한 채
바람만 불면 없어질 존재로
사람들의 놀림거리로 전전했나이다.

그래도 그 작은 씨 안에
생명이 있었나이다.
바람에 날렸든 홍수에 밀렸든
따스한 햇살에 싹이 트고 가지가 뻗었나이다.

점점 더 크더니
8척, 9척이 되고 가지도 굵어져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는 버팀목이 되어
상처입고 허기진 새들의 쉼터가 되었나이다.

가을이 지나 서리가 내리면
잎이 시들고 가지도 꺾이고
눈보라에 쓰러지겠으나
지극히 작은 씨일지라도 많이 맺게 하옵소서.

봄이 되면 다시 싹이 나리이다.
은혜를 내리소서.
가시에 찔리고 병고와 세파에 시달린 새들을
또다시 맞이하리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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