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을 때에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왔었다. 그런데 그 장면을 연극에서 보았던 추억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바로 지금 필자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자동차로 20분도 안 걸리는 곳이었다.

이제는 추억에서 많이 사라졌지만 가든 그로브에 있는 <수정유리교회>, 로버트 슐러 목사가 개척하여 담임했다. ‘가능성의 힘’(Power of Possibility Thinking)을 신앙과 목회의 핵심주제로 삼고 참으로 웅장한 사역을 이룩했던 분이었다.

지금은 그 건물이 가톨릭교회 성당으로 바뀌었다. 하여튼 동방박사 셋이 덩치 큰 낙타를 타고 성전 안으로 들어올 때 우리 부부도 일어나서 손에 불이 나도록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중학교 2학년 학생 때 처음으로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신약성경만 가지고 교회에 다녔다. 그래서 동방박사 이야기는 일찍이 읽은 대목이었다. 그 때부터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입에도 익고 귀에도 익은 말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은 책읽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헬라어 신약성경을 자주 읽게 되었다. 우선 요한복음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거기에서부터 시작했다. 기초헬라어를 몇 번 가르친 적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배운다 생각하고 문법과 단어를 짚어가며 읽어내려 갔다.

다른 언어로 성경을 읽으면 그만큼 은혜가 더 크다는 것은 영어성경만 읽어도 절절히 체험한다. 독일말로 읽으면 또 다른 은혜를 맛보게 된다. 하물며 신약성경은 헬라말이 원문이기 때문에 성경 읽는 재미가 적지 않다.

‘동방박사’의 박사만 해도 번역이 몇 가지가 있다. 한국말과 중국말 성경에는 박사라 했지만 일본말 성경에는 ‘점성술의 학자’라 했고, 영어 성경에는 와이즈 멘(wise men) 혹은 매가이(magi)로 풀었다.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은 박사 호칭을 지금도 매우 명예롭게 생각한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그 박사들이 베들레헴에 가서 아기 예수님을 만났을 때에 기뻐하던 모습이 성경 헬라말 원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번역들이 있다. - 대단히 기뻐하면서(공동번역), - were overjoyed(NIV), - 기쁨으로 넘쳐났다(평양말 성경), 무척이나 크게 기뻐하였다(표준새번역개정판), -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독일성서공회판 성경전서), 萬民極大的喜樂(현대중국어판),

그렇다면 헬라말 원문에는 그 기쁨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저희가 그 별을 보고) 1)그들이 기뻐졌더라(에카레이산), 2)기쁨으로(카란), 3)큰(메갈레인), 4)가장(스포드라). 이 헬라말 원문에 비쳐본다면 ‘대단히 기뻐하였다’는 공동번역이나, NIV, 그리고 평양말 성경은 원문과 거리가 있다. 그 기쁨의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원문은 “가장 큰 기쁨으로 기뻐했다.”이기 때문이다.

동방에서 온 박사 혹은 지혜자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정확히 모른다. 페르샤 같은 근동이나 중동, 혹은 예멘이나 인도, 혹은 중국, 그리고 어떤 연구는 한국에서 갔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각 나라 각 민족들이 각각 자기들의 동네에서 왔다고 해도 은혜로 이해하면 된다. 아기 예수님은 모든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오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분을 유일하신 그리고 가장 완벽하신 구원주로 내 인생에 모시는 것이 동방박사의 기쁘고, 또 기쁘고, 가장 기쁘고, 영원히 기뻐하는 자들의 마음 아닐까. “기쁘다, 구원주 오셨네, 온 백성이 맞아라....”

<대표저서 :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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