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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영성이삭의 영성 3
소기범 목사  |  뉴저지 은혜와 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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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8  05: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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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웨스트, 리브가에게 팔찌를 채워 주는 아브라함의 종(위키백과)

이삭의 삶을 통해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돌아보는 “이삭의 영성”을 함께 묵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사라가 90세의 나이에 이삭을 낳고 “하나님이 나를 웃게 만드신다.”라고 고백하는 말씀을 묵상하였습니다. 이것은 삶은 은혜로 시작되고, 하나님은 은혜 가운데 우리를 웃게 만드신다는 “웃음의 영성”입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배운 영성을 묵상하였습니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 그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길을 신뢰 가운데 걸어갔던 아버지에게서 이삭은 “신뢰의 영성”을 배웁니다. 모름지기 삶이란 하나님을 신뢰하며 걸어가는 길입니다. 오늘은 이삭의 영성 세 번째 시간으로 이삭의 결혼 이야기에 담긴 “일상의 영성”을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인생은 탐험해야 할 신비

이삭이 장성하여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 아브라함은 한 노종을 불러서 자신의 고향에 가서 아들의 신부감을 찾아올 것을 부탁합니다. 아브라함은 머나먼 길을 떠나는 종에게 힘을 주는 말로 축복합니다. “그가 그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실지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지니라”(창 24:7).

아브라함은 종에게 확신 주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제 종이 떠나는 먼 길에 함께하시면서 그 길을 앞서 가며 인도하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가 그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실지라.” 이삭은 아브라함의 이 말 속에서 중요한 것을 배웁니다. 하나님은 인생길에서 앞서가며 인도해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가브리엘 마르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이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탐험해야 할 신비입니다.” 이 말은 우리의 인생이 해결할 문제들로 가득찬 곳이 아니라, 탐험해야 할 신비로 가득차 있는 장소라는 걸 알려 줍니다.

신앙인은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또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감당하나’하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어떤 신비가 내 삶에 놓여져 있나’하고 기대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신비로 가득찰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앞서 가며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놓아두시는 신비로 가득차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삶에 앞서 가며 놓아두시는 신비를 탐험해야합니다.

일상의 영성

아브라함의 힘 주는 말을 들은 노종은 이삭의 신부감을 찾아나선 길에서 실제 이 말이 이루어짐을 경험합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 속에서 하나님이 앞서 가며 인도하심을 체험합니다.

노종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데, 자신이 기도한 그대로 주인의 고향 땅 우물 곁에서 자신과 낙타에게 물을 제공하며 환대하는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리브가입니다. 그리고 리브가가 놀랍게도 아브라함의 동생인 나홀의 손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우연의 연속 속에서 노종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필연을 느낍니다. 그래서 우연처럼 보이는 일 가운데 세심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찬양합니다(창 24:27).

이삭의 신부감을 찾는 이 이야기는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일상의 우연한 일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일상의 영성”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는 산속의 깊은 수도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은 기도 중에 일어난 신비한 체험을 통해서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일상의 평범한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평범한 일들 속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일상의 영성을 잘 가르쳐 주는 사람은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란 책을 쓴 로렌스 형제입니다. 로렌스 형제는 1605년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니꼴라 에르망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젊은 시절 “30년 전쟁”에 참여했다가 장애를 얻게 되었고, 나중에 회계사의 심부름꾼으로 일할 때에는 일을 잘 못해서 “모든 걸 엉망으로 만드는 얼치기”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했던 로렌스 형제는 50세의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갑니다.

나이도 많고 부족한 것도 많았던 사람인지라, 수도사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평신도 형제의 자격으로 주방에서 일합니다. 그런데 수도원 주방에서 일하면서 로렌스 형제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주방일을 부족한 자신이 훈련하는 방법으로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의식적인 행동으로 생각합니다. 곧 주방에서 하는 모든 일들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로렌스 형제는 매일 기도하고, 연구하는 수도사들도 깨닫지 못한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방법을 주방에서 일하면서 발견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렌스 형제를 “주방 성자”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로렌스 형제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삶에서 꼭 큰 일만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프라이팬의 작은 달걀 하나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뒤집습니다. 설령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해도,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닥에서 지푸라기 하나만 주워 올릴 수 있어도 만족할 것입니다. 일하는 동안에도 나는 항상 주님과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진짜 그분이 내 옆에 서 계신 것처럼 말입니다. 나는 나의 섬김을 그분께 올려 드리며, 날 도와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일이 다 끝나면 나는 주의깊게 다시 살펴보곤 합니다. 모든 것이 잘 되었으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매일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연습을 계속하고, 혹 넘어지거나 곁길로 빠졌을 때에는 즉시 용서를 구하며 살아오는 동안, 한때는 그렇게 얻기 힘들었던 그분의 임재가 이제는 말할 수 없이 쉽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습니다.”

로렌스 형제는 일상의 평범한 일들 속에서 하나님의 신비와 은혜를 발견하는 일상의 영성을 깨달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묵상한 이삭의 신부감을 찾는 이야기 또한 일상의 평범한 일들,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우리의 삶에 언제나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방안에 홀로 있을 때에도, 삶의 기쁨 속에 즐거워하고 있을 때에도, 남몰래 슬픔과 탄식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에도, 우리의 삶에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임재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며 삶의 구석구석에 신비를 놓아두십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평범한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발견하도록 하십니다. 내 삶에서 하나님께서 놓아두신 신비를 발견하는 것,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 이것이 오늘 이삭의 이야기가 가르쳐 주는 일상의 영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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