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경적 은총과 진리의 편에 설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야"

 

닥터 수스(본명 Theodor Seuss Geisel, 1904–1991)는 60권 넘는 그림책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그가 사망한 무렵, 그의 책은 6백만 부 이상 팔렸고,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닥터 수스는 다트머스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했다. 그의 작품들은 아카데미상 2회, 에미상 2회, 피바디상과 퓰리처상을 각각 1회 수상했다. 수십 년 동안 닥터 수스의 생일인 3월 2일은 ‘닥터 수스의 날’ 혹은 ‘전국 독서의 날(Read Across America Day)’로 지정되어 어린이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최근 닥터 수스의 책 6권이 인종차별적 묘사로 인해 판매가 중단되었다. 버지니아 학교구는 닥터 수스의 날(전국 독서의 날) 행사를 취소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닥터 수스를 “미국의 존경스러운 문장가”라고 불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기 부여적인 단어”를 언급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독서의 날을 기리면서 닥터 수스를 언급하지 않았다.

닥터 수스 엔터프라이즈는 3월 2일, 성명을 통해 “문제의 책들은 잘못되고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묘사한다.”면서, 교사와 학계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와 협의하여 6권을 판매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판매 중단된 책에는 총을 든 백인 남성이 아시아인의 머리에 올라간 그림이 있고, 셔츠도 입지 않고 풀로 만든 치마를 두르고 맨발로 걸어 다니는 흑인 그림도 있다. 아시아인 캐릭터들은 눈동자가 없으며, 아무 때나 젓가락과 밥그릇을 들고 다니며 백인의 지시를 따른다.

반면 판매 중단 소식이 알려지며 아마존에서는 닥터 수스의 그림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이베이에서는 판매 중단된 책들이 ‘금지된 희귀수집품’으로 분류되어 중고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6월 17일에는 식품회사인 퀘이커 오츠 컴패니가 정형화된 인종주의에 뿌리를 둔 흑인 여성 이미지가 담긴 130여 년 역사의 로고와 ‘Aunt Jemima’ 브랜드를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러한 소식은 미국의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내셔널 리뷰의 기고가인 댄 맥롤린은 닥터 수스의 『The Sneetches』에 주목한다. 오리를 닮은 일부 스니치들의 배에는 녹색 별 무늬가 있고, 다른 스니치들에게는 별 무늬가 없다. 별이 있는 스니치들은 없는 스니치들을 무시한다. 실베스터 맥몽키 맥빈이라는 원숭이가 돈을 받고 별무늬 없는 스니치들의 배에 별을 그려 준다.

이제 별 무늬가 원래 있었던 스니치들은 더 이상 우월하지 않게 되었다. 맥빈은 그들에게 별을 지우라면서, 별 없는 스니치들이 앞으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거라고 말한다. 스니치들은 별 무늬를 그리고 지우는 데 돈을 쓰느라 애초에 누구 배에 별이 있었는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원숭이 맥빈만 떼돈을 번다. 돈을 잃고 지혜를 얻은 스니치들은 별무늬 차별을 없애고, 별과는 무관한 화합 속에서 살아간다.

이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외모로 상대를 차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별과는 무관한” 문화가 모두에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설득력 있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 1998년 나토와 유엔은 인종 갈등에 휩싸인 보스니아에 이 책을 배포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는 시민권 운동의 접근 방식이었다. 1964년, 민권법은 공공장소에서의 분리를 종식했고, 인종, 피부색, 종교, 성별, 출신국에 의한 고용차별을 금지했다. 1965년의 투표권법은 모든 미국인들이 투표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보장했다. 그 목표는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과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지는 문화였다.

맥롤린은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The Sneetches』에 대한 헌사를 인용한다. “이 이야기의 갈등 해법은 별 없는 스니치와 별 있는 스니치 중 누가 억압당하는지 헷갈리게 되는 데 있다. 결국 그들은 서로를 받아들인다. 이 ‘받아들임’의 메시지는 구조적 권력의 불균형을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오늘의 권력 구조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서술도 아니다. 불의를 인지하고 반대하는 행동을 하라고 권장하지 않고, 이 이야기는 인종 중립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다. 미국인 모두에게 투표와 교육과 고용과 시민권에 동등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제 우리는 억압으로 정의되는 모든 억압을 ‘삭제’하는 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전국교육협회는 삭제된 닥터 수스의 책을 대신할 권장도서목록을 제공했다. 목록에는 인어가 되고 싶은 소년에 관한 『Julián Is a Mermaid』와 남자 옷을 입은 공주에 대한 『The Prince and the Dressmaker』가 있다.

이번에는 복음주의자들이 겪을 위험을 생각해 보자. LGBTQ 어젠다를 반대하는 성경적 도덕을 옹호하면, 복음주의자는 박해받은 피억압자에 대한 억압자가 되고 만다. 낙태부터 안락사까지 모든 연령대에 걸친 “소수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된다.

유대-기독교 유산에서 포스트 크리스천으로, 다시 반기독교적인 세계관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문화에서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좀 더 수용하고 있다.

우리는 성경적 확신으로 반대자를 적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대신에 우리는 성경적 은총과 진리의 편에 설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위험에 직면한 유대인들에게 했던 모세의 말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신 31:6).

(* 편집자 주 - 문화사역자 짐 데니슨 박사의 3월 8일 칼럼 발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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