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마다 묵상하는 QT 본문은 마태복음이다. 마태복음에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여러 이적들이 나오지만 가장 많은 것은 병자들을 고치신 일이다. 이번에 말씀을 반복적으로 읽고 묵상하면서 깨달은 것은 예수님께선 당신께 나아오는 ‘모든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다는 것이다. 영어 성경에도 확인해 보니 분명 “all”이라고 적혀 있었다.

예를 들어, 베드로 장모의 열병을 고쳐 준 뒤 몰려오는 병든 자를 “다” 고치셨고(healed all the sick, 마 8:16), 게네사렛에선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는 자는 “다” 나음을 얻었다고 기록돼 있다(all who touched him were healed, 마 14:36). 다른 복음서도 찾아보니 예수께선 ‘모든’ 병자를 고쳐 주셨다고 기록돼 있다(막 6:56). 

이런 가운데 깨달은 은혜를 사용해 볼 기회가 생겼다. 얼마 전 아내의 귀밑에 꽤 큰 종기 같은 것이 올라와 있었다. 빨갛게 익은 게 생긴 지 오래돼 보였다. 어디 닿기라도 하면 꽤 아플 것 같았다. 병원에 가면 금방 해결되겠지만, 보험이 변변치 않은 아내는 돈이 많이 든다며 병원에 가길 꺼렸다. 칼로 찢어 짜내면 되는데 그게 몇백 불 한다는 것이다. 이민 생활에서 가장 애가 타고 신경 쓰이는 때가 이런 때이다. 

우선 타운에 있는 한인 약국에 들러 종기에 잘 듣는다는 고약을 사다 붙였다. 세 번 정도 뗐다 붙였다를 반복했지만, 종기가 아닌지 별 효과가 없었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찾아보던 아내가 아무래도 종기가 아니고 지방종인 것 같다며 구멍을 내고 짜면 될 거라고 했다. 체했을 때 손끝 따는 바늘을 이용해 몇 군데 피를 내고 짜보았으나 피만 나올 뿐, 고름이나 지방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충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 마무리했다. 

이때부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상처 부위를 낫게 해달라고. 혼자 기도할 때는 내 귀에 손을 대고 기도했고,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할 때에는 아내의 귀에 손을 대고 기도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다는 믿음을 갖고 기도했다. 한편으로는 이래 가지고 낫겠나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왠지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방법이 없기도 했다. 

일주일 가량 지났을까? 아내가 미용 클리닉을 하는 교회 권사님이 생각나서 연락했는데, 별것 아니라며 내일 당장 오라고 하셨다. 미용 클리닉에서 이걸 치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날 아내는 마취 주사 맞고 지방종 부위의 기름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돌아왔다. 일반 외과가 아닌 성형외과 선생님이 시술하셔서 상처도 남지 않고 깨끗하게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두 번 정도 더 치료를 받았는데, 기도하지 않았으면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았으면서 무슨 소리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씀 묵상과 기도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나로서는 기도 응답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직접 치료해 주실 수 있지만, 그때그때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치료해 주신 것도 역시 하나님이 하신 것이다. 예수님 당시에는 병원이 요즘처럼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치료해 주셨지만, 지금은 의사를 통해 고쳐 주신다는 어떤 목사님의 설명을 들은 적 있는데, 과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  

혹시 독자 가운데 병 중에 있는 분은 낙심치 말고 믿음으로 ‘모든’ 사람의 병을 고쳐 주신 예수님께 간구하길 바란다. 반드시 예수님의 치료의 손길이 임하시는 경험을 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 편집자 주 - 필자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 매일경제와 미주한국일보(LA)에서 10년 넘게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광고홍보회사 URI Global에서 PR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라(공저)』, 『나는 패키지로 미국 간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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