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이야기(1)

 

1. 산상수훈의 강복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복은 축복이라 하지 않고 강복이라고 한다. 복과 연관된 단어를 세 가지로 구분하면 축복, 강복, 그리고 송축이 있다. 축복은 사람이 사람에게 복을 빌어 주는 것이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복은 강복이다. 강복의 은혜를 받은 우리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복은 송축이다. 

우리 인간이 구하는 세상적인 복 대신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바라시는 강복 중의 강복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마태복음 5장 1-12절의 산상수훈의 팔복이다. 팔복은 감탄으로 시작한다. 마카리오이!!! Blessed!!! 복되도다!!! 감탄사로 시작한다. 이들은 이미 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이미 받아 누린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보여 준다. 마태복음 5장부터 7장까지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산상수훈은 예수님의 다섯 번의 가르침(5-7장, 10장, 13장, 18장, 24-25장) 가운데 제일 먼저 나오는 말씀이며,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의 핵심이다. 

2. 하나님 나라의 핵심인 산상수훈 

산상수훈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인도의 비폭력 평화주의자 마하트마 간디이다. 간디는 산상수훈을 즐겨 읽고 암송하면서 인도의 비폭력 운동을 이끌었지만, 자신이 기독교인이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산상수훈의 가르침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간디는 만일 그리스도인들이 산상수훈대로 산다면, 인도의 힌두교인도, 불교인도 모두 기독교로 개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태복음 5장 1-2절은 산상수훈의 시작이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지역에서 수많은 무리를 보셨는데, 그 무리 중에서 예수님께 나아온 제자들이 있다.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산상설교의 핵심은 세상 나라의 도덕적 가르침이 아닌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이다. 산상수훈의 가르침은 세상의 도덕이나 도덕의 반성적인 행동 윤리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가르침을 지킬 수 없다. 

산상수훈의 가르침을 지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전제는 세상 나라에 사는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한 것이다. 산상수훈은 세상 나라의 윤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속한 하나님 나라 백성의 윤리이며, 세상 나라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속한 백성인 제자들에게만 주신, 하나님 나라의 가장 본질적인 성격을 설명하는 영적인 가르침이다. 

3. 하나님 나라의 복의 성격

팔복의 복 중, 앞의 네 가지 복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의 복이며, 뒤의 네 가지 복은 주로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복이다. 첫째,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심령의 가난함이다. 세상의 돈으로도 채울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가난한 마음이다.

둘째, 애통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이들이 애통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가난한 마음 가운데 자신의 허물과 죄가 너무나 큰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세상에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기에 너무나 많은 죄와 악과 고통이 있기 때문에 애통하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했지만, 세상에는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지 못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사람들이 가득하기에 이들의 마음은 애통하다.

셋째, 온유는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마음의 상태이다.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다면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교만할 수 없다. 하나님 앞에서 온유한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다.

넷째,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하나님의 의가 이 땅에 실현되길 간절히 바란다. 성경에 하나님의 의는 죄인을 값없이 의인으로 칭해 주시는 믿음으로 얻는 칭의,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의,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서 행동하는 거룩함의 의로 사용되고 있다. 모두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서 나오는 의이다. 이 네 가지 상태는 모두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서만 가능한 복이다. 하나님 앞에서 복된 사람들의 삶은 이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다섯 번째, 긍휼히 여기는 사람은 복이 있다. 사람을 긍휼히 여길 수 있는 사람은 자신도 연약하고 실수하고 범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로 사람들을 대한다.

여섯 번째, 마음이 청결한 사람은 사심 없이 사람을 대한다. 사람을 이용 대상이나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진실되이 사랑하고 섬긴다.

일곱 번째, 화평케 하는 사람은 하나님과 화목한 사람이 사람들 사이에서도 피스메이커가 된다는 것이다. 여덟 번째, 의를 위해 박해받는 사람은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받는 어려움과 고통을 의미한다. 

4. 누가 복이 있는 사람인가?   
예수님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11-12절에서 결론 짓고 있다. 여기에서 말씀하는 너희는 예수님을 위해서 살기로 헌신하고 작정한 제자들이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의 길은 이 땅에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예수님을 이용해서 하나님께 복을 구하고 구해서 더 복 받고 더 편안하고 더 안락하게 살아가려는 삶이 아니다. 자기에게 잘해 주는 사람 좋아하고, 미워하는 사람 더 싫어하는 삶이 아니다. 죄가 가득한 불의한 세상에서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람 사랑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며,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함으로 말미암아 기꺼이 고난과 고통을 당했던 구약의 선지자들과 같은 사람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은 세상 사람들과 똑같을 수 없다. 그들의 삶은 세상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며,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환한 빛이다. 그들은 세상에서 숨어 살 수 없고, 오히려 정반대로 산 위의 동네처럼 이 땅에서 환하게 드러난다. 그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의 나라와 달리 얼마나 영광스러우며 복된 나라인지 나타난다. 그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신다. 

* 편집자 주: 김민순 목사는 서울대, 총신대 M.Div., 합신대, 칼빈세미너리 역사신학 Th.M. 및 Ph.D.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뉴멕시코 주 알버커키 갈릴리 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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