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담임, 미주 성결대 교수)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제일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것이 혀라는 것을 절절히 깨닫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세 치 혀”가 가장 큰 재난의 원인이 됩니다. 사람들은 말 때문에 오해하고 말 때문에 다툽니다. 말 때문에 재판소에 가고 말 때문에 총 쏘아 죽이기도 합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대포를 쏘고 폭탄을 던지기 전에 말싸움이 반드시 있게 되는 것도 역사에서 배운 교훈입니다.
그래 그런지 설교 공포증을 심하게 앓는 분들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설교만 없다면 목회는 할 만하다는 것입니다. 설교 하나 잘못해서 교회가 박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 제 답답한 마음 좀 풀어 주세요. 우리 목사님이 저더러 교회 일에는 절대로 입을 뻥긋해서는 안 된대요. 목사님도 사모님에게 그렇게 하시나요?”
장거리 전화로 걸려온 상담 내용입니다. 그 목사님 너무 심하다 싶으면서도 오죽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동정심도 생겼습니다. 사모가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가 교회를 와글와글하게 했을 수도 있겠지요. 비록 의사 표시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런 점 때문에 성경에도, “만일 말에 실수가 없다면 그는 온전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약 3:2). 그리고 혀는 마치 큰 배의 작은 키와 같은 힘이 있는데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혀를 가리켜,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약 3:8).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다”라는 로마서의 말씀(롬3:13,14)을 읽으면, 혀를 당장 잘라내고, 입술을 재봉틀로 꽉꽉 꿰매 놓으면 좋겠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그럴까, 독설가(毒舌家)라는 말도 있습니다. 혀에 독을 잔뜩 품은 사람들이 그토록 많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가(家)라는 글자가 붙으면 전문가라는 뜻입니다. 미술가, 음악가, 정치가라고 쓰는 것과 같습니다. 입에 독을 품고 사는 일에 대가(大家, master)라는 뜻입니다.
예수 믿으면 머리도 달라지고 마음도 새로워집니다. 악령들이 떠나가고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의 영, 곧 성령님께서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잘 새로워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세 치의 혀입니다. 혀만은 여전히 뱀의 독을 잔뜩 품고 사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목사 가운데도 저주와 악독을 전문으로 하는 독설가가 없지 않습니다만...
그래서 고심고심 연구해낸 말이 애설가(愛舌家)입니다. 혀로 사랑만 쏟아내는 그런 사람을 뜻합니다. 어찌하여 독설가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애용되어 왔는데 애설가라는 말은 지금껏 없었는지 사뭇 괴이쩍기도 합니다.
원래 혀는 사랑을 표시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연인들 사이에는 입을 맞추지 않습니까. 성경에도 “거룩하게 입맞추라”고 했구요. 예수 믿으면 독설가라는 이름을 쓰레기통에 내어버리고 애설가라는 새 이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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