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35-39

교회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음성을 발하지 못하고 엉뚱하고 잡다한 소리만 내고 있다면, 그 교회는 병 들었거나 이미 죽어버린 교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나오는 소리가 참으로 크고 요란하고 화려합니다. 신문지상에 이런저런 교회의 소리들이 넘쳐납니다. 특정 요일 교포 일간지 광고의 절반이 교회 광고라는 어느 통계를 본 일도 있습니다. 그 소리가 다 하나님의 목소리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나님의 목소리가 교회를 통해 크고 화려하게 세상을 뒤덮는다면 얼마나 바람직한 일입니까? 

그런데 교회에서 나오는 큰 소리, 요란한 소리, 화려한 소리가 하나님의 음성이라기엔 너무 시끄럽습니다. 너무 세속적입니다. 너무 험하고 독합니다. 너무 사치스럽고 현란합니다. 너무 허황되고 황당무계합니다. 너무 사람 냄새가 나고, 너무 물질 냄새가 나고, 너무 겉만 꾸미는 화장품 냄새가 납니다.

사람은 신을 찾아 헤매는 존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 영혼이 하나님의 음성을 찾아 광야 같은 세상을 방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참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온다면 사람들이 모두 그 소리 나는 곳을 향해 달려와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나오는 소리가 너무 요란해서 거리감을 느끼고 멈칫하게 됩니다. 너무 호화찬란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주저하게 됩니다. 너무 황당하고 허황되어서 멍하니 바라보게만 됩니다. 너무 험악하고 거칠어서 다칠까 무서워 망설이게 됩니다. 

교회는 마땅히 하나님의 음성을 발해야 할 터인데 때로는 휘몰아치는 폭풍우 소리, 땅을 진동시키는 지진 소리, 무섭게 타오르는 화염 소리, 하늘이 무너지는 천둥 벼락 소리가 들립니다.

 선지자 엘리야도 호렙 산에서 그런 소리들을 들었지만 그 속에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정작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은 세미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이스라엘의 운명을 엎어버릴 만큼 강력하고 역동적이었습니다(왕상 19:15-17).
교회 안에 사람의 달변과 미사여구가 너무 크면 하나님의 음성은 자취를 감출 우려가 있습니다. 내 물건 사라고 외치는 장사꾼의 소리가 진동하면 나사렛 예수의 채찍 소리가 다시 울릴 것입니다. 교회에서 싸움박질 소리가 진동하면 하나님의 목소리는 교회 밖으로 쫓겨날 것입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었던 갈릴리의 어부들이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랍비여, 어디 계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주님은 간결하게 한 마디로 대답하셨습니다. “와서 보라.”“와서 보면 알 것이다.”

오늘의 교회도 자신 있게 “와서 보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와서 훌륭한 건물을 보라. 
와서 짜임새 있는 조직을 보라. 
와서 알차게 벌이는 프로그램과 사업들을 보라.
와서 장엄하고 화려한 예배 의식과 교회 음악을 보라. 
와서 수많은 교인과 거액의 헌금을 보라.

이런 소리가 아니라, 
와서 너희 위해 고난당하신 그리스도의 상처를 보라. 
와서 성전을 가득 채운 하나님의 영광을 보라. 
와서 주의 영을 통해 가난한 자와 눈먼 자와 눌린 자들에게 복음이 전파되고 자유와 해방이 선포되는 놀라운 역사를 보라.
와서 매일 나타나는 치유와 회복의 능력을 보라. 

“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보라.” 이렇게 외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발하지 못하는 교회는 이미 모양은 있어도 생명은 없는 교회입니다.

어떤 신학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는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완수해야 할 목적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목적을 완수했을 때 교회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교회가 완수해야 할 목적이란 하나님의 음성을 발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발하는 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언젠가 교회가 그 목적, 즉 하나님의 말씀의 기능을 완수했을 때, 역사는 완성되고 교회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교회의 참 모습을 찾아야 합니다. 

교회는 철두철미하게 하나님의 음성만을 발하는 하나님의 성대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교회가 완수해야 할 교회의 유일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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