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마가 선교사(볼리비아)

교회에는 형식적 구조가 있고 본질적 구조가 있다. 문제는 형식적 구조를 본질적 구조로 생각하고  본질적 구조를 형식적 구조로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는 상상 외로  심각하다.

교회의 형식적 구조는 물론 가시적  구조요, 본질적 구조는 비가시적  구조이다. 일반적으로 목회자 혹은 영적 지도자와 교회의 구성원들을 교회의 구조라고  여긴다. 만일 이런 구조에 의해 교회가 움직인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에  많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아니, 그럼, 이런 구조로 교회가 운영되지, 무슨 다른 구조로 교회가 운영된다는 말인가? 혹은 아니,이런 구조로 운영되는 것이 당연한데, 세상의 모든  교회들이 이렇게 운영되는데, 무슨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말인가.?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목회자나  영적 지도자와 교회의 구성원들로 운영되는 구조가 교회의 가장 이상적이고, 일반적이고, 모범적인  구조로 이미 각인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반발하고, 의문을 제기하면 거의 이단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교회의  본질적  구조를 말할  때  주목할 것은 바로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 교회의  모습이다. 초대  교회는 오순절에  성령님께서 다락방에  모인  120명에게 임하시는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초대  교회 내에서  이미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칭찬받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일곱 집사들은 교인들에  의해서 임명되었다.

12사도들은  초대 교회에 문제가 발생하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도와 말씀 전하는 것에  전념하기로 결단한다. 이는  자질구레한 일들을 일곱  집사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기도와 말씀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여기에는 더  깊은 영적 의미가 담겨 있다.

기도와 말씀에  전념한다는 것은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영적 방향과 내적 확신을 덧입겠다는 결단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말로 하면,  12사도들은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도구요, 교회의 주인이시고 왕이신 하나님,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사 하나님 우편에 앉으시고 천상에서 교회를 다스리시는 예수님, 그  예수님이 보내신 성령님의 도구로 철저히 살겠다는 재결단이다.  

12사도들은  교회의 본질적 구조에  상응해서  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며,  결코 눈에  보이는 구조, 영적  지도자와 교회의 구성원들이라는 가시적 구조로  살지 않겠다고  결단한 것이다.

겉보기에는 뭐,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가? 모든 교회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뜻을 철저히  따르기 위해 하나님 앞에 홀로 나가는 것을 절대  우선으로 하며,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철저히 구하는 것을 절대 우선으로 하며,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쫓아가는 것을 절대 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모세가 한  일이란  백성들 앞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쫓아간  것뿐이다.  그저 하나님의 도구로 순종한 것이다. 

그러나  아론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왕이신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고 오직 그 자신과 광란의 백성이 있었다.  그 백성은 오직 그들의 본성적 욕구만을 아론이  채워 주길 바랐다.  지도자도  있었고 그를 따르는  자들도 있었지만, 광야교회도 있었고 교회의 구성원들도 있었지만, 거기에 교회의 본질적 구조는 철저히 상실되어 있었다. 애굽에서 우상으로 섬기던 금송아지를 만들고, 이를 애굽에서 그들을 나오게 한 하나님의 대용품으로 둔갑시켰다. 아론은  백성들을 위한 지도자요, 광야교회는 백성의 본성적 욕구를 채워 주는 교회였던 것이다.

출애굽기 32장은 교회가 본질적 구조를  상실하고 형식적 구조를  절대시할 때 나타나는 심각한 교회의 문제, 지도자의  문제, 신자들의 삼중적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영적 지도자 혹은  교회의 구성원들이 교회의 본질적 구조에 충실치 않고,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기보다, 형식적 수단으로 적당히 하고 형식적 구조를 절대시할 때, 즉 영적 지도자 자신이,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의 철저한 도구로  살기보다, 교회의 구성원들로부터 영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자체에 목을 걸고, 교회 구성원들의  본성적 요구에 영합할 때, 하나님의 교회는 우상교회로 전락한다.

그런 교회는  교회라고 할  수  없으며, 하나님 앞에서는 심히 가증한 모임에 불과하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교회, 주객이 전도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보이지 않는 본질적 구조를 절대시할 때, 영적 지도자와 하나님의 자녀들이 각각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며, 날마다  하나님의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철저히  좇음에 우선 순위를 둘 때, 비로소  교회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교회로 변화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모든 교회들이 그런 교회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긍휼과 은혜로 맡겨 주신 작은 교회를 위해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며, 날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뜻에 민감하며, 성령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불기둥, 구름기둥을 민감히  좇는 자가  되어, 하나님의 도구요 통로로서 아름다운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자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자의 충만이니라"(엡 1:23).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라 그가 근본이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자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골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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