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효(약물학 박사, MD)

창조주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시되 어두움은 창조하지 않으셨다.  빛이 없는 곳이 곧 어두움이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종종 죄를 어두움으로 부르는데, 요한복음에는 유다가 예수를 팔려고 밖으로 나갈 때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라는 의미심장한 말씀이 있다.  

그런가 하면  4~5세기에 살았던 성  어거스틴은 어머니 모니카 여사의 오랜 기도로 방탕한 생활을 벗어나 빛의 사람이 되었다.  죄의 노예가 된 비참한 모습으로 심히 괴로워할 때 어린아이들의 노랫소리 “들고 읽어라, 들고 읽어라”를 듣고 성경을 펼쳤는데,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로마서 13:13-14)라는 말씀이었고, 이 경험을 통해 회심한 그가 빛 가운데 거하는 성자가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믿음의 대선배 사도 바울은 "자기 속 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지체 속의 다른 법이 죄의 법으로 자기를 사로잡는다."라고 고백했다.  이분이 이러한 고백을 했다면, 우리 같은 범부야 말할 것도 없겠다.  내 안에도 빛과 어두움이 공존해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한다.

 요사이 목회자요, 예언자, 순교자인 본 훼퍼 목사의 전기(Eric Metaxas 저)와 Shelley Klein이 쓴 『The most evil dictators in history(독재자의 최후)』란 책을 병행하여 읽고 있는데, 그야말로 빛과 어두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다.  잘 알려진 대로 본 훼퍼는 히틀러의 나치당에 반대하여 그의 암살 음모에 가담한 것이 발각되어 수감되어 있다가, 독일의 패전 3개월 전에 사형을 당한 분이다.  히틀러를 제거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관된 삶을 산 그는 늘 삶과 신앙의 일치를 주장했고, 『Cost of Discipleship(제자가 치르는 값)』이란 책을 썼다.  

본 훼퍼가 어두움을 상대로 싸운 빛이라면, 『독재자의 최후』에는 짙은 어두움을 보여 주는 끔찍하게 잔인한 15명의 독재자들, 즉 징기스칸, 스탈린, 히틀러, 마오쩌둥, 사담 후세인, 김일성 등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독재자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따라서 엄청난 열등감 때문에 지식인들이  독재 정권에  맞서지 못하도록 지식인들을 심히 박해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의 정책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국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병든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인간이 고통당하며 죽어가는 것을 즐기기까지 했다니 상상할 수 없이 수많은 악을 저질렀다.

스탈린이 통치하는 동안 약 2천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중 1,450만 명은 굶주림으로 죽었다고 한다.  반유대주의자 히틀러가 6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것은 잘 알려졌으나, 그가 공산주의자, 집시, 동성애자, 신체적·정신적 장애자들을 무참하게 살해한 것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는 ‘반유대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페스트’에 걸리지 않도록 반드시 필요한 방어책이자 항체라고 역설했다.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4천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데, 그는 결국 1945년 4월 30일에 지하의 콘크리트 방공호에서 자신의 입 속에 권총을 발사하여 그 잔인무도하게 악독한 삶을 끝냈다.

이러한 독재자들의 삶은 한 인간이 캄캄한 어두움에 붙잡힐 때 이 세상에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이러한 교훈을 통해 우리는 “참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늘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성경은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라고 말씀한다(에베소서 5:8).   나의 여생이 늘 빛 가운데 거하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