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신앙 (3)

오승원 목사(콩코디아 신학교 선교학 박사 과정)

하나님의 선교 원리의 두 가지 측면은 구심적 선교 원리(Centripetal mission)와 원심적 선교 원리(Centrifugal mission)이다. 하나님의 말씀인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교회가 이 두 가지 선교 원리에 기초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만약 두 가지 선교 원리의 균형이 깨진다면, 일어나는 현상들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회학자나 철학자들은 이 시대를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으로 이해하는 데 동의한다. 이 시대사조는 사회, 정치, 경제, 종교, 건축, 음악, 과학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 내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원은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에서 찾는다. 그는 “신은 죽었다(God remains dead)”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The Gay Science, 181-82). 니체의 선언은 절대적 진리이며 실체의 근본이 되시는 하나님을 무(nothing)로 평가절하하는 시도였다. 니체의 절대적 진리에 대한 부정은 결국 사람들의 관심, 문화, 종교, 신념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다원주의(Pluralism)와 모든 진리와 가치는 상대적이라고 보는 상대주의(Relativism)의 출현을 끌어내었다. 이러한 시대사조는 교회의 선교 원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 가지 예로, 교회 운동가인 브라이언 맥로렌(Brian McLaren)과 그의 동료 더그 패지트(Daug Paggit)는 급변하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교회의 원심적 선교 원리를 강조한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적 상황에 맞춰, 이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복음을 전할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브라이언과 더그의 주장을 따르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 모든 장소,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진리는 존재할 수 없고, 크리스천이 믿고 있는 것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A Generous Orthodoxy, 164-65). 한편으로 이들의 주장처럼 복잡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회, 문화적 상황에 맞춰 복음을 전해야 하지만, 맥그라스(Allister E. McGrath)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교회들이 크리스천의 삶과 사역에 절대적 기준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문화적, 인간적 가치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Christian Theology, 226-27).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종교 다원주의는 어떤 개인의 종교적 배경이 무엇이든, 신앙적 체계와 가치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도행전 4장 12절,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라는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 구원의 유일한 길임을 명백하게 선언하고 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만을 통하여 오직 은혜로(by grace alone), 오직 믿음으로(by faith alone) 인간의 구원이 가능함을 말하고 있다.

오늘날 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크리스천들의 삶과 사역의 절대적이고 유일한 기준인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의 문화와 가치들과 혼합시켜 버린다면, 그 자체로 교회는 복음의 힘과 능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폴 히버트(Paul G. Hiebert)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그리스도인들이기에 다르게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의 행동이 근본적으로(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지 않고-역자 주) 그들이 속해 있는 문화에 근거하고 있다면, 그것은 죽은 전통인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 속하였지만, 세상에 동화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굳건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Transforming Worldviews, 216).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교회들은 세상 가운데로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이러한 부르심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상과 구별되어 사는 것이 이 시대를 향한 균형 잡힌 선교적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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