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양들과 함께 사는 양재철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여 섬나라처럼 보인다. 현대 국경이 언제 확정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당연히 국경을 오갈 때 출입국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과거에 오가던 이웃 마을이 나뉘면서 사람은 출입국 절차를, 물건은 통관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친인척이나 친지의 관혼상제 등 인륜대사를 막을 수는 없는 법, 그 지방에 사는 분들은 약식 절차를 통해 오갈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 일정 기간 서로 오갈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었다. 

시대의 변화에 의해서 법 또는 규정이 바뀌고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편리를 제공해 오가게 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사람들의 이동에 따른 물류의 이동이다. 비록 세금은 내지만 약식 통관 절차에 의해서 물류의 흐름이 쉽게, 그러면서 양국에 경제적 이득이 가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문을 관문이라고 한다. 

몽골에는 관문이 많이 있다. 그 양쪽에 있는 마을들에는 친인척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도에 관문을 표시하고, 이 관문을 통해 흩어진 동족들에게 전도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얼마 후 대화를 나누었던 목사님의 교회를 방문했더니 내가 사인펜으로 엉성하게 표시한 지도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십자가 모양의 종탑 마크를 관문 지역마다 그려 넣고, 현재 개척 교회가 있는 지역과 앞으로 교회를 개척하겠다는 전략까지 표시해 놓은 지도를 보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지도를 전지만한 플래카드로 인쇄하여 관문 지역과 관계된 교회들에 모두 배부하고, 같은 선교 비전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었다.

울란바타르에서 수백 km, 먼 곳은 2,000km넘는 국경 지역의 시골에 누가 가서 교회를 섬기려고 하겠는가? 거기 사는 분들도 울란바타르 등의 도시로 나오려고 하는 판국이다. 그래서 사람을 파송할 때 그 관문 지역에는 이런 소수 부족이 있으며 국경 너머에 같은 부족이 많이 흩어져 있으니 동족을 선교하기 좋은 선교적 전략지라고 비전을 제시하면, 비록 시골이지만 선교적 비전이 있는 지역이라 생각하면서 교회를 섬기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계획한 선교 전략이요 비전이었는데, 허락도 없이 원본보다 훨씬 더 좋은 사본을 만든 걸 보고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현지인들을 통해서 국경 넘어 소수 부족들에게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원본이다 사본이다 저작권이다 판권이다 말 많은 시대에 사본이 이렇게 감사할 데가 있을까?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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