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사의 간증 (8)

Henry Shin(자비량 단기 의료선교사, CMM기독의료상조회 이사)

생각 1. 이 땅에 사는 동안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만약 완벽함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면, 많은 압박감과 실망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불완전함을 아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다고 믿는다.
실수할 때 그것을 인정하고 즉시 하나님께 회개하고 사람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는 결단을 보일 때이다. 내가 실패할 때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라며 기도한다.

생각 2. 오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많은 좋은 글, 영상, 감동 실화, 그리고 설교 말씀 등을 카카오톡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접했고, 또 접할 것이다. 정보 과잉 시대에 살기에 많은 경우 도움을 받으면서도 혼동을 초래하는 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2월과 3월, 코로나19 백신 1, 2차 예방 접종을 하였고, 10월에 1차 부스터 접종을 하였다. 올해 초가 되니 2차 부스터 접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미 보건 당국 FDA & CDC의 권장에 따라 1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나서 4월 말에 2차 부스터 접종을 아내와 함께했다. 주변 분들을 보니 대부분은 부스터 접종을 했거나 곧 하려고 한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정색하며 기본 접종은 물론 부스터 접종까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옳은 말이다. 절대 맞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투여 후 백신 성분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자는 맞으면 안 된다. 의료와 보건 당국은 그 외의 분들을 위해 자세한 안내서로 백신 접종의 유익함을 설명하며 권장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전염병에 대한 예방 접종과 부스터 샷의 혜택을 받아 왔고, 자녀들에게도 맞히지 않았는가. 코로나19 초기 예방 접종 시에 음모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래서 예방 접종하지 않는 것이 백신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며, 신념을 지키는 것 같은 당당함도 보았다. 우리는 이런 혼란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가며 또 죽어가고 있다. 진정 무엇을 믿고 의지하며 어느 쪽에 서야 하는가?

생각 3. 얼마 전 한 친구가 오른쪽 발목 위 다리 피부에 홍반이 생겼다. 그것이 점차 주위로 퍼지며 열이 나고 붓고 아파서 걷기가 힘들어져 가정의에게 진찰받고 봉와직염(Cellulitis)이라고 진단 받아 항생제를 먹기 시작했다. 봉와직염은 피부의 진피와 피하 조직에 세균이 침범하여 나타나는 급성 세균감염증이며 항생제로 치료된다. 만약 치료하지 않으면 확산되고 피부의 괴사나 패혈증까지도 갈 수 있다. 친구에게 치료를 잘 받았다고 얘기했다.

더불어 들은 소식은, 다리가 불편해 걷기가 힘들다는 가까운 분이 한방을 소개받아 방문했는데 자세한 진찰 없이 코로나19 예방 접종의 부작용이라고 진단받았다. 그리고 한약재를 처방해 주어 $300 상당의 한약을 지었다고 했다. 그래서 피하 세균 감염으로 인한 다리의 봉와직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생제 복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해 주었다. 일주일이 지난 후 들은 소식에 의하면, 다리 환부는 거의 회복되어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고, 한약은 남편이 드셨다고 했다.

생각 4. 사람마다 의료 과학에 다양한 의견이 있듯이 영적인 신앙의 배경도 다양하다. 나의 신앙 배경은 감사하게도 3대째 보수 신앙의 가정이다.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나팔 불 때 나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린다. 1961년경, 의예과 학생일 때 충무로 2가에 있는 교회의 성인 예배 성가 대원으로 섬기고 있을 때였다. 그해 가을 어느 날 예배를 마치고 길에 나오니 전단이 하늘을 날며 길에 쌓이고 있었다. 세스 또는 L-19 Bird Dog 경비행기에서 삐라(전단지)를 뿌렸다.

그 내용은 그날 밤 자정에 주님이 재림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혹시라도 임하시면 주님 맞을 준비를 위해 수유리 밖 도봉산 다락원 근처 모처로 오라고 했다. 교회의 한 친구와 권사님 몇 분과 함께 시내버스를 타고 부리나케 그곳으로 찾아갔다.

넓은 들판 가운데 크고 넓은 창고 같은 건물이 있었다. 건물 안 앞쪽에 강단이 있었고 흰옷 입은 분들이 찬양을 인도하고, 짚으로 짠 덕석 위에 이미 2~3백 명의 사람들이 자리잡고 앉아서 찬양과 기도를 하고 있었다. 중간쯤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주위 대부분 사람이 방언 기도를 했다. 옆에 계신 분은 방언을 하며 속기사처럼 빠르게 노트하고 있었다. 강단에서는 찬양과 방언을 통역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다들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나와 내 친구 외에는 모두 주님 맞을 준비가 돼 있어 보였다.

이제 갓 20살 넘은 청년이 죄를 지었으면 얼마나 지었겠는가? 그래도 털고 털면서 내게도 방언을 주시고 야곱이 보았던 사닥다리에서 천사의 오르내림을 보게 해 달라며 애걸복걸하며 기도했다. 시간이 임박할수록 단에서 인도하는 하얀 옷을 입은 인도자들은 더 경건한 것처럼 보였고, 기도자들의 방언 소리는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그들과 동화될 수 없어 코끝에 잠깐 스쳐 간 향기에 의미를 두려고도 해보았다.

시간은 흘러 자정이 지나고 새벽 1시, 2시를 지나 동녘이 밝아 왔다. 다음 날 하루가 들판에서 시작되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큰 가마솥에서 아침 국밥을 받아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등 뒤에서 어떤 형님이 내 모습을 보며 염려가 됐는지 “너 지금 천국 어디쯤 와 있니?” 하고 웃으시며 농을 하셨다. 약 6시간 동안 경험했던 이 일들은 과거 짧은 나의 생애 동안에 있었던 수많은 종말론적 예언, 예수님의 재림, 휴거 등 실패한 예언들과 사이비 신앙의 유혹에서 비껴갈 수 있게 해주었다. 진정 감사가 된다.

생각 5. 이 시대에는 아직도 애매모호하고 허술한 윤리적, 정신적,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영적 세계가 범람한다. 이에 맞서려면 밝은 분별력으로 현명한 선택이 꼭 필요하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5:15에 오직 지혜로운 사람(분별 있고 총명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세월을 아끼라 한다. 시편 111:10의 기자는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말한다. 의도적으로 지혜를 추구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분별력을 주신다고 한다. 또 사도 바울은 디모데전서 4:7에 저속하고 헛되고 꾸며낸 이야기들을 버리고 경건함에 이르도록 너 자신을 연단하라고 한다. 바울의 가르침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이 변경되는 세상에서 경건한 분별력(Divine Discernment)으로 세상을 이기라고 한다.

경건한 분별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주님 앞에 설 때까지 코람데오의 신앙이 나를 이끌어 가길 원한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