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배우기 1

소기범 목사(뉴저지 은혜와 사랑교회 담임)


기도는 근본을 세우는 일이라고 어느 목사는 말한다. 기도는 우리의 신앙의 근본을 세우고,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세우고, 우리의 삶을 세우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근본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우리의 소홀해진 신앙생활을 세우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세우고, 우리의 삶도 세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근본을 세우는 기도에 힘쓰는 것이다. 

제임스 마틴(James Martin)의 『기도를 배우기 Learning to Pray』라는 책을 중심으로, 네 번에 걸쳐 기도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기도에 대해서 배울 것이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늘 기도하지만, 기도가 무엇인지, 또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는 기도의 방법은 무엇인지 항상 새로 배울 것이 있다. 이번 호에는 우리가 왜 기도하는지 생각해 보면서 기도생활을 향한 우리의 관심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부르신다. 

우리는 왜 기도를 할까?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한다. 첫째,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부르시기 때문이다. 영성 지도자 윌리엄 배리(William Barry)는 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사귐을 갖고자 초대하시는 것은 사람들 편에 있는 어떤 중요성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람들과 사귐을 갖고자 하는 갈망 때문이다.” 윌리엄 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한 갈망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갈망은 우리와 사귐을 갖는 것이다. 

이사야 43장 21절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나님은 당신을 찬송하게 하려고 사람들을 지으셨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과의 깊은 교제를 원하신다. 기도는 바로 우리와 사귐을 갖고 싶은 하나님의 갈망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이는 생각의 전환이다. 우리는 자신이 기도하고 싶어서 기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기도는 하나님이 우리와 사귐을 갖고 싶은 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님의 이 갈망이 인간 안에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심어 주면서 기도가 시작된다. 

오래 전에 미국의 한 국립공원에 갔다가 새겨진 문구가 좋아서 티셔츠를 사온 적이 있다. “산이 부른다. 그래서 나는 가야 한다. The Mountains are calling. And I must go.” 이 문구는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뮤어(John Mure)가 한 말이다. 이 말도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산에 간다고 생각하는데, 뮤어는 산이 불러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기에 우리는 기도의 자리로 나아간다. 하나님이 우리와의 사귐을 향한 갈망을 가지고 계시기에 우리는 하나님과의 사귐의 자리인 기도로 나아간다. 하나님의 갈망이 우리 안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심어 주기에 우리는 기도의 자리로 나아간다. 

하나님과의 사귐 속에 삶의 문제가 해결된다

둘째,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하나님과의 사귐 속에서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기도를 하나님과의 대화, 하나님과의 사귐이라고 말한다. 기도는 단순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아뢰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와의 사귐을 갈망하시는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기도의 시간에 우리의 필요를 아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늘 아버지는 자녀인 우리가 자신의 필요를 아뢰고 도움을 구하기를 원하신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가 단순히 하나님께 필요만 아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사귐으로 나아가면,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경험한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이다. 기도가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의 시간에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으로 들어가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한다. 바로 마태복음 6:33 말씀을 경험하는 것이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하나님을 구하면 삶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는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한다. 기도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과의 교제로 나아가고,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 삶의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기도에는 실제적인 유익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우리를 여러 면에서 도와 주는 실제적인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기도는 어떤 면에서 우리를 도와줄까? 이 답을 알려면 기도하지 않는 경우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제임스 마틴은 『기도를 배우기』에서 기도를 하지 않으면 생기는 문제들을 소개한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인 생활이 점점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기도하지 않으면 믿음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또 기도하지 않으면 감사가 줄어들고, 내면의 중심과의 연결이 방해받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이 약해지고, 삶에서 불안함과 두려움을 더욱 느끼게 된다고 마틴은 말한다. 

마틴의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기도하는 사람은 깊이 공감한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자꾸만 흐트러진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삶의 불안감은 늘어나고, 작은 일에 쉽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낸다. 우리의 내면이 하나님과 연결되는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 목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목사는 가끔 바빠서 아침에 기도하는 시간을 건너뛰면, 낮 시간에 인내심이 없어지고 쉽게 짜증을 낸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모는 아침마다 목사의 등을 떠밀면서 기도하러 가라고 말했다 한다. 참으로 이해되는 이야기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내면은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고, 두려움이 찾아온다. 그 이유는 우리의 존재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과 연결되는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쉬고, 변화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빌립보서 4:6-7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우리의 마음에 평강이 없고, 신앙생활이 흐트러지고, 삶이 조급해지는 것은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기도가 인생의 모든 면에서 우리를 도와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이 세 가지보다 더 많이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를 하나라도 깨달으면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생활은 어떠한가? 하나님과의 사귐의 자리에 나아가 삶의 문제가 해결되고,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을 경험하고, 우리의 믿음을 세우는 기도의 시간을 갖고 있는가? '기도를 배우기'를 통해서 우리의 기도 생활을 세우고, 하나님과의 사귐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믿음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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