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 / 오강남 엮어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펴냄(2003)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 말씀이다. 그러나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이 어떻게 하는 기도냐고 묻거나, 실생활에서 정말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다. 

1880년대 후반, 러시아의 한 시골 청년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 책은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를 보여 준다. 책의 주인공은 어느 날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성경 말씀을 읽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순례의 길을 떠나며, 큰 스승을 만나 “예수의 기도(주예수 그리스도,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를 배우고, 하루에 3,000번, 6,000번, 나중에는 1만 2,000번 반복 기도를 한다. 그러자 기도가 마음 깊은 곳에 이르며 평온해지고 하나님과 합일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깊은 영성을 체험하는 기도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이미 여러 영어 번역본이 나와 있다. 이 책에 대해 미국의 종교학자 휴스턴 스미스 교수는 “러시아 영성의 고전”이라 했고, 샌프란시스코 대학 종교학자 제이콥 니들먼 교수는 “지난 100년 간 가장 영향력이 큰 종교 서적으로 사람의 삶을 바꾸어 주는 희귀한 책들 중 하나”라고 칭송했다. 심지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도스토옙스키의 『백치』와 더불어 러시아 혁명 이전 러시아 문학의 3대 걸작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조용하게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통성 기도에 익숙해진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예수의 기도”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예수의 기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던 예수의 기도가 책의 주인공에게 주었던 느낌, 즉 ‘팔다리로 감미로운 쾌감이 퍼지고’, ‘기쁨으로 심장에 거품이 이는’  느낌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옮긴이 오강남은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종교학과 명예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교에서 종교학 Ph.D.를 받았다.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 등의 객원교수, 북미 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으며,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의,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 『예수는 없다』,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세계 종교 둘러보기』, 『종교란 무엇인가』,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살아 계신 예수의 비밀의 말씀』,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공저) 등이 있다.

(본문 중에서)

"저는 하나님의 은혜로는 그리스도인이요 제 자신의 행동으로는 죄인이요 제 직업으로는 집이 없이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방랑자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세상적인 소유물로는 등에 걸린 배낭 하나와 거기 든 마른 빵 몇 개, 제 앞주머니에 든 성경, 이것이 전부입니다."

"오순절이 지난 후 스물네 번째 일요일, 저는 예배를 드리려고 교회에 갔습니다.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를 봉독하는데, 그때 저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성경구절이 특히 제 마음에 와서 박혔는데, 그 이후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서는 다른 일도 하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쉬지 말고 기도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성경을 찾아 제 눈으로 직접 읽어보았습니다. 정말로 우리는 ”쉬지 말고 기도“하고, ”언제나 성령 안에서 기도“(에베소서 6:18)하고 또 ”모든 곳에서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디모데전서 2:8)하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에 대해 오랫동안 골똘히 생각해 보았지만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기도를 거꾸로 생각해서 우리가 스스로 노력하고 무슨 준비 단계를 거친 다음에야 기도하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기도 자체가 선행이고 모든 미덕을 낳습니다. 이 경우 기도의 열매나 거기 따르는 유익을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잘못 보는 것이며 기도의 능력 자체를 말소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도입니다. 기도 없이는 선한 행실이 나올 수 없고 주께 가는 길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자주 드리는 기도가 선행되지 않으면 진리를 찾을 수도 없고 육체를 그 정욕이나 탐욕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을 수도 없고 심령이 그리스도의 빛으로 충만할 수도 없고 구원을 통해 그와 하나 될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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