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목사(샴버그침례교회 담임)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시 139:18).

우리는 인생의 동반자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우자를 잘 선택하려 하고, 친구도 잘 선택하려 한다. 연세 드신 분들은 자녀나 손주들이 좋은 친구 관계를 맺고 신실한 성도들과 교제하며 신앙생활하기를 위해 기도한다. 누구와 동행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무너질 수도 있고, 새 힘을 얻기도 하는 것을 지난 날의 삶을 통해 깊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지금까지 걸어오며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와 함께 남은 인생을 걷고 싶은가?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했던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 이유는 그가 다양한 환경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기를 힘써 추구했기 때문이며,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당대의 누구보다 마음을 많이 기울였기 때문이다. 다윗은 하나님을 높이며 은혜를 구하는 자였지만, 또 가장 가까운 친구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요일 1:3).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이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이며 영향을 많이 끼치는데, 다윗은 하나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그는 살아 있는 말씀과 하나님이 하신 놀라운 일들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 나아갔다.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시 139:17).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바른 길을 깨닫고 죄의 길에 서지 않으려 했으며, 하나님이 자신에게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거듭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세려고 할지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18절)라고 고백한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은혜가 더 커지고,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신 것과 여전히 자신과 함께하고 계심에 감사한 것이다.

다윗은 거듭해서 하나님을 구하고 찾았다. 화분에 물을 주면 물을 머금은 화초가 생기있게 살 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묵상하고 우리의 삶을 하나님 안에서 해석하면 감사와 은혜가 넘쳐서 우리의 내면에 ‘생수의 강’이 흘러 넘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지 않고 은혜를 기억하지 않은 채 우리의 삶을 해석하면 물기를 머금지 못한 화초처럼 메마르고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는 세상과 우리의 삶이 될 것이다. 다윗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같은 곳을 걸을 때에도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의도적으로 선포하며 살았기에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찬송가의 한 가사에 “사랑 없는 거리에나 험한 산길 헤맬 때 주의 손을 굳게 잡고 찬송하며 가리라”는 고백이 있는데, 이는 상황이 어떻든 하나님과 동행하겠다는 믿음의 고백이 담겨있다. 그리고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탄식이 아닌 찬송을 하겠다는 결단이 담겨 있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아시고 선한 목자와 같이 인도하시며, 우리를 사랑하시되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고 주시기까지 사랑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구원을 기쁘게 찬송하는 예배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야말로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개의 움직임이 무척 느려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잘 알 수 없는 것처럼, 하나님과 함께 있는 때가 드문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하나님의 생명이 그들 안에 있는지 없는지 분간하기 어렵다. 한때는 생명 안에 있었으나 지금은 영적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는 자들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계 2:5)는 말씀과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시 139:18)라는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의 복음 정수는 임마누엘이 나 같은 죄인에게 가능하다는 것과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있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다. 우리는 새해를 맞아 다시 한번 임마누엘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기쁨과 평안을 누리기를 결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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