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3-22

예수님이 성을 내셨습니다. 뜻밖입니다. 야고보서는 “성내기를 더디하라”고 했습니다(약 1:19). 전도서는 경고합니다.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자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 7:9). 바울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엡 4:26-27)고 했습니다.

교부 제롬은 “우리가 죄를 지어도 하나님이 노하지 않으시는 것이 가장 큰 분노”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버림받는 것이 분노하시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여호와는 은혜로우시며 자비하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자하심이 크시도다”(시 145:8; 민 14:18; 느 9:17).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도 노하실 때가 있습니다. 분노는 건강한 인격의 정상적 감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 다스려야 할 감정입니다. 악한 것을 볼 때 조심스럽게 써야 할 감정입니다. “사람은 성내기 쉽다. 그러나 옳은 사람이 옳은 때에 옳은 목적을 위해 옳은 정도 옳은 방법으로 성내기는 쉽지 않다.” 희랍 철인 아리토틀의 말입니다. 

예수님이 분개하여 채찍으로 성전에서 장사하는 자들을 쫓아내셨습니다. 무엇이 그분을 성나게 했습니까? 주님을 성나게 하는 죄를 범치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악을 방조하는 자들이 주님을 성나게 했습니다. 
주님을 성나게 한 자들은 돈 바꾸는 자들과 제물 검사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성전을 “나그네의 함정”, “강도의 굴혈” 시장 바닥으로 만들었습니다. 

짐승이나 사람 모양이 새겨진 돈은 성전세로 바칠 수 없었기 때문에 성전용 돈으로 환전해 주는 돈 바꾸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순례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웠습니다. 한 사람의 성전 세는 한 노동자의 이틀분 노임이었습니다. 그 반을 그들이 착복했습니다.  

제물 검사원들도 예배자들을 착취했습니다. 사람들이 제물로 가져온 비둘기나 양을 제물 심사에서 떨어뜨리고 다른 짐승을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팔아먹었습니다. 검사원들은 엄청난 이득을 챙겼습니다. 

주님의 분노는 이 성전 모리배들을 향해 터진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뻔뻔하게 비리를 저지르고 예배를 더럽혔습니다. 불의와 부정이 고질화되어 신성한 것들을 돈벌이에 이용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은 성전을 이용한 비리와 부정의 만연을 알면서도 침묵했습니다. 마침내 심판의 경종이 울린 것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자들이 주님을 성나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굴혈로 만든 자들에게 노하셨습니다(눅 19:46). 교회에 와서 기도와 예배를 제쳐놓고 다른 일에 몰두하지는 않습니까?

기도하는 집에서 하나님과 만나는 일 보다 사람과의 교제에 더 바쁜 것은 아닙니까? 하나님께 영혼의 주파수를 맞추고 그 음성을 따라 삶을 재정비하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지는 않습니까? 성전은 기도하는 집입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하나님이 진노하셔서 우리 삶의 탁자를 둘러엎으시고 우리의 계획들을 바닥에 쏟으시고 기도하라고 호령하실 것입니다. 

건물과 의식에 매인 신자들이 주님을 성나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몸을 하나님의 전으로 드리려고 오셨습니다(요 2:19-21). 주님은 우물가의 여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요 4:21, 23).

우리를 하나님께 인도하는 것은 건물도 아니고 의식도 아닙니다. 건물과 의식이 예배에 필요하지만 자칫하면 그것이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 새날이 밝았습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 하나님 나라가 다가왔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참 예배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건물만으로는 예배가 안 됩니다. 손으로 만든 건물은 그 너머에 계시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을 모아 싸는 겉 포장일 뿐입니다. 절차나 형식이 하나님을 만나는 면허장이 아닙니다. 세례나 교회 등록으로 천국 시민권을 받았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번지를 잘 못 찾은 사이비 예배입니다.

우리가 미워서 하나님이 징계하십니까? 아닙니다.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탐욕 때문에 남을 기만하고 착취하면 하나님이 성내십니다. 형식뿐인 교회 생활을 둘러엎으시며 진실한 기도, 참 예배를 촉구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므로 거짓 예배나 저급한 신앙에 버려두지 못하십니다. 우리가 악과 타협하고 방조할 때 견디지 못하시고 성내실 만큼 우리를 아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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