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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니엘 목사(크리스찬저널 편집부장)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 (창 5:24).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 없어서 반드시 동행하는 동반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 동반자가 배우자인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이수동 시인의 <동행>이란 시를 연인들이 프러포즈할 때 많이 애용한다고 한다. 그 <동행> 시는 “꽃 같은 그대, 나무 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라고 시작한다. 한평생 길을 동행하는 부부가 연인이었을 때처럼 함께 걸어가면 그처럼 행복한 부부 사이는 없을 것 같다.

나태주 시인도 <동행>의 시를 지었는데, 그는 어머니를 위해 썼다고 한 방송에서 고백했다. 어머니는 죽어도 죽지 않는다 뜻으로 시에 “어머니는 언제 죽나 내가 죽을 때 죽지”라고 썼다고 한다. 자식이 어머니가 되고, 자식의 기억 속에 살아 있기에 어머니는 자식이 죽을 때 죽는다는 의미이다. 배우자 말고도 어머니는 마음속에 늘 동행하는 분이다.

<<둘이 만드는 단 하나의 사랑>>의 시집에 실린 용혜원 시인의 <동행>은 시인이 목회자이어서인지 그 대상이 배우자나 어머니보다 예수님을 떠오르게 한다. “시련과 고통이 있다 해도 사랑하는 이 있다면 모든 염려와 걱정을 이겨낼 수 있다 …<중략>… 서로 기뻐할 수 있고 서로 감사할 수 있다면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중략>… 사랑은 위대하다 사랑에 후회가 없는 사람은 삶에도 후회가 없다 / 지금 우리는 누군가와 동행하고 있다 그와 함께 기쁨을 누리자.” 시인의 시처럼 예수님과 동행하면 모든 염려와 걱정을 이겨낼 수 있고, 두려움이 없으며, 기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동행일기’를 쓰시는 한 분의 간증에서 “예수님과 동행하는 것은 참 기쁘고 행복한 삶이다.”라고 한 없이 맑게 고백하신 성도가 생각이 난다. 그분은 같은 교회 교인에게 신장까지 기증하셨는데 예수님과 동행하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동행은 예수님과 했지만, 예수님과 동행하는 또 다른 동반자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동행하는 자는 존재 자체로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될 수 있다. 동행자를 이용해서 나만 앞서가려는 것은 진정한 동행자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내가 길을 걸어 갈 때 참된 동행자와 잘 동행하여 함께 걸음을 맞추는 것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 다윗은 하나님과 동행에서 솟아나는 완전한 행복을 시편 16:8-9에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쪽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이러므로 나의 마음이 기쁘고 나의 영도 즐거워하며 내 육체도 안전히 살리니”라고 표현하고 있다.

창세기 5:24에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므로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셨다고 말한다. 창세기 6:9에 노아는 완전한 자이며 하나님과 동행하였다고 기록했다. 아브라함도, 다윗도, 그리고 예수님도 공생애 동안 이 땅에 사실 때 성부 하나님과 동행하였다.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 (요 8:29).

하나님과 동행한 자들의 공통된 부분은 함께 동행하기에 환경과 상황이 안 좋을지라도 믿음으로 함께 걸으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다. 에녹과 노아가 살았던 시대는 살인, 음행과 같은 경건치 아니한 행위가 만연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에녹은 300년 동안 끝까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서 동행했다. 히브리서 11:5 하반절에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의 말씀에서,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한 것이 믿음에 의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고 말씀한다. 노아 또한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였기에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히 11:7 하반절)라고 말한다.

미국 창조연구대학 학장이었고, 성경 변증학자 헨리 모리스 박사는 그의 『창세기 기록』(GENESIS RECORD)이라는 책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하나님을 믿음으로 기도하고, 하나님을 믿음으로 말씀에 순종하여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와 교통을 하는 것이다. 이 동행은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가능한 특권이다”라고 했다.

이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우리에게, 성도에게 똑같이 주신 은혜이다. 참 동행자이신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자들을 혼자 두지 아니하시고 동행하신다. 그분과 동행하는 기쁨을 알면, 그분과 한발자국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걷기를 사모하게 된다. 

출애굽기 33:2-4를 보면 출애굽 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거듭 죄를 범하여 하나님이 그들과 동행하시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들 앞에 천사를 보내어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하나님의 말씀에 백성들은 슬퍼하고 자기의 몸에 장신구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지만, 그들이 목표하고 수십 년 동안 바라던 가나안 땅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모세는 하나님께서 함께 가지 아니하시면 자신도 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하나님이 동행하지 않는 가나안 땅은 의미가 없고, 하나님의 백성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하며 하나님의 동행을 간구하였다(출 33:15-16). 하나님의 동행을 사모하며 간청한 모세에게 하나님은 “네가 요청한 이 모든 것을 다 들어 주마”(출 33:17)라고 하시며 하나님 자신을 보이셨고 친밀히 동행해 주셨다. 

하나님과 동행을 사모하는 마음이 회복되기를, 하나님과 동행으로 갖게되는 기쁨과 즐거움이 삶의 모든 여정에 충만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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