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5:1

7월 4일은 미합중국 독립 기념일입니다. 독립 선언서가 공식으로 채택된 것은 1776년 7월 4일이지만 식민지 의회가 미국의 독립을 결의한 것은 그보다 이틀 전인 7월 2일이었습니다. 뉴욕 주 대표의 불참으로 13개 주 중 12개 주 대표가 만장일치로 독립을 결의한 것입니다. 그 후 이틀간 긴 토론을 거쳐 7월 4일에 미국 독립 선언서가 역시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독립은 식민지 의회의 결의와 독립 선언서의 공포만으로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독립 선언이 실제로는 독립 전쟁의 선포였습니다. 막강한 영국 군대와 맞서 6년간이나 처절한 전쟁을 벌인 끝에 1783년에야 파리조약의 체결로 미합중국은 비로소 한 나라로서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미국인들은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자유를 누리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각기 자유를 주장하다 보니까 자유와 자유 사이에 충돌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 사람의 자유와 저 사람의 자유가 부딪칩니다. 이 집단의 자유와 저 집단의 자유가 충돌합니다. 이 주의 자유와 저 주의 자유 사이에 갈등이 일어납니다.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폭동이 일어나 주가 반쪽이 날 지경이 되었습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개별적 자유만으로는 결국 무질서와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국 건국의 지도자들은 자유에 질서와 조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충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방 헌법을 제정하고 연방 정부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알렉산더 해밀턴, 제임스 매디슨 등이 기초하여 1789년 공포한 연방 헌법은 각 주의 자치권을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연방 정부에 충성을 바치게 하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독립이 국민 각자에게 부여한 자유는 그들이 나라에 충성할 때 더욱 확실한 것이 되었고, 미합중국 국민의 이 충성이 오늘날과 같이 강력한 연방 정부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 자유와 충성의 불가분리 관계는 영적인 면, 신앙적인 면에서도 꼭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믿을 때 자유를 얻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믿음으로 얻는 자유에 대하여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이렇게 권고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또 고린도의 성도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물이 다 너희 것임이니라”(고전 3:21). 그러나 바울은 자유만 말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자유를 말할 때에는 반드시 헌신과 충성을 함께 말했습니다. 고린도 교인들에게 “만물이 다 너희의 것”이라고 말한 다음 덧붙이기를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라고 한 것입니다. 바울은 충성 없는 자유는 참 자유일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충성 있는 자유라야 개인과 사회를 복되게 할 수 있습니다. 충성 없는 자유를 누리려고 하는 사람은 사회의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언젠가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죄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화를 미치게 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운전을 배우고 면허증을 얻은 사람이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고 마구 운전을 한다면, 그는 그와 함께 프리웨이를 달리는 모든 사람에게 크게 위험한 존재가 됩니다. 그가 계속해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고 다른 운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자유가 그에게서 박탈되고 말 것입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 협의회가 해마다 내는 통계 보고에 보면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상식마저 저버리는 거리의 망나니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유를 비극적으로 끝내게 된다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다”고 강조한 다음 이어서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라고 밝힙니다. 우리는 생명의 주님으로부터 영적인 해방과 자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해방과 자유를 보존 유지하려면 그리스도에게 충성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너희가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고 자유를 말씀하시면서 동시에 “내 제자가 되려면 내 계명을 지키라”고 충성을 요구하셨습니다.

미국인들은 독립으로 쟁취한 자유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러나 또한 자유의 전통은 충성에 의해 보존되어 온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국의 전통이 보여주는 두 요소, 즉 자유와 충성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이 나라 시민으로서 우리가 똑같이 소중히 간직하고 발전시켜야 할 역사와 신앙의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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