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파송 교회인 시카고 휄로쉽교회 (Alliance Fellowship Church) 주일 예배 모습(사진 출처-시카고 휄로쉽교회 홈페이지)
선교사 파송 교회인 시카고 휄로쉽교회 (Alliance Fellowship Church) 주일 예배 모습(사진 출처-시카고 휄로쉽교회 홈페이지)

미국에 정착하여 20년을 재미있게 즐기며 별 어려움 없이 지나고 있을 때, 주님은 그만 놀고 선교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나는 처음부터 선교에 관심이 없었고, 선교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여겼다. 그때 섬기고 있던 교회의 창립하신 담임 목사님이 사임하고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하셨다. 서울 사랑의 교회에서 부목사님으로 섬기셨던 최석범 목사님이 새로운 담임 목사로 오셨다.

새로 오신 목사님은 선교에 열정을 가지시고 선교를 강조하셨는데, 당시 교회에서는 선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목사님은 친구 목사님들 중에 현지 선교사로 나가 계신 분들을 초청하여 선교 집회를 실시하셨다. 그때 오셨던 선교사님이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사역하셨던 이재환 선교사님이셨다.

사흘 동안 선교 집회를 하였는데 그때 처음으로 선교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주셨다. 이 선교사님은 선교는 특정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고, 구원받은 모든 성도가 꼭 해야 할 사명이고 의무라고 하시며 모든 평신도도 선교해야 한다고 하셨다. 또, 평신도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여러가지  선교 현장에서의 눈물겨운 간증들을 하셨다. 말씀을 들으며 내가 선교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었고 무관심했던 것이 하나님께 죄송하고 잘못했다고 생각이 되어 많은 회개를 했다.

그때 나이가 50세였다. 나이 50세에 어떻게 선교에 동참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무슨 특별한 재능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도움이 될 수도 없었다. 또, 선교해 본 경험도 없고 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성경을 읽어도, 찬송을 불러도, 설교 말씀을 들어도 모두 선교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해결 방법이 없이 마음의 갈등만 더해 갔다. 마음이 답답하여 어떻게 하느냐고 기도를 드려도 별 응답이 없었다.

이렇게 거의 일 년을 지나가며 마음의 번민만 더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성경을 읽는데 또 선교하라는 말씀이 들려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짜증을 내며 "나 보고 어떻게 하라고요?"하고 하나님께 대들었다. 그러자 순간 "너  브라스 밴드 가르쳐서 만들 줄 알지?" 하는 마음의 음성이 스쳐 갔다. 순간 "네, 그거라면 내가 할 수 있지요” 하고 대답을 하니, "그러면 지난번에 오셨던 선교사님이 거기에 신학교를 운영한다고 했지 않니, 그러니 그 신학교에 가서 밴드를 만들어 주렴” 하는 마음을 주셨다.

순간 막힌 물꼬가 탁 터진 것 같이 마음이 흥분되어 바로 아프리카로 전화했다.(당시에는 이메일도 없었고, 컴퓨터도 이제 막 나왔을 때였다.) 그래서 본인을 소개하고 그 신학교에 브라스 밴드(Blass Band)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문의를 드렸더니, 이번에는 이 선교사님이 펄쩍 뛰며 감격해 하신다. 왜냐하면, 그 당시 선교사님이 그러한 것을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데 아프리카에서는 불가능하기에 두 달째 기도만 하고 있었다며, 너무나 기뻐하시면서 꼭 와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선교'라는 이름으로 첫 사역이 시작되었다. 이것 또한 하나의 '멈추지 않는 하늘의 기적'이었다. 사도행전 10장에 고넬료와 사도 베드로의 기적 같은 일이 오늘날도 동일하게 역사하셔서 소름이 돋았다. 이것을 과연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편집자주 - 최상득 선교사는 1974년 미국에 이민하여 시카고 휄로쉽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 오케스트라 담당, 시무장로로 해외선교 위원장으로 섬기다가 2005년 목사 안수를 받고 SMF(Silver Mission Fellowship) 선교회에서 과테말라로 파송되었다. 2007년과 2013년, 선교지에 교회를 개척하고 건축했으며, 음악 사역, 신학교 강의, 불우 어린이 돕기, SETECA 신학교 분교 설치 등 18년간 과테말라에서 사역하고 지난 2022년 12월, 시카고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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