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복된 선물 중 시간만큼 공평하고 값진 것이 어디 있을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서 봅니다. 멀리 새해의 목표 지점이 보이는지요? 먼저 간 선조들이 깃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가슴을 뛰게 합니다. 좌우에 몸을 풀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보이는지요? 당신과 때론 경쟁을 하고 때론 도움도 주고받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지난해도 그렇듯이 새해도 만만치 않은 경주가 될 것입니다. 누가 결승선을 통과하게 될지 또 어떤 성적으로 통과하게 될지 미리 알고 싶은가요? 모르는 게 좋다는 것이, 주최자이며 판정관이신 하나님의 뜻이랍니다. 미래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갖게 하되 현재 경험하고 있는 일 외에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만드신 그분의 깊은 뜻을 나이가 들어보니 이제는 좀 알 것 같습니다. 

그 동안 함께 달려온 사람 가운데 새해에 더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 빈자리가 느껴진다면 잠시 그를 기리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는지요. 그가 왜 어떻게 해서 지금 그 자리에 없는지 사연이 다 다르겠지요. 안 보여서 아쉽고 슬픈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덤덤하거나 속이 시원하다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기억과 느낌은 한동안 마음에 남겠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하나님께 맡기심이 어떨는지요. 나에게 좋은 사람이었다고 그가 옳은 사람일 순 없고 그 반대라 해서 그가 나쁜 사람일 순 없기 때문입니다. 그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버지요 딸이며 고마운 아들이요 어머니였을 것입니다. 나와의 관계에서 어쩌다 얽히고설켜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뿐입니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지요? 팀 동료도 나를 발전시키고 유익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원수도 감사와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인 것을 기억하십시오. 내 옆의 사람이 나에게 디딤돌이 될지 걸림돌이 될지, 반대로 내가 그에게 돕는 자가 될지 훼방꾼이 될지 알 수 없는 우리 미래. 새해에도 예상치 않은 일이 많이 발생하겠지만, 그런 때에도 선의로 해석함이 어떨는지요.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말입니다. 

희생양을 만들어 분노를 쏟아내는 것이나 원한과 증오를 품고 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죽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한 의도가 객관적, 실체적 진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모든 과정을 알고 계시고 그곳에서 내가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갖는가를 하나님이 평가하신다는 사실만을 기억하며 믿고 사십시다. 피해의식과 의심과 부정적 생각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 중에는 정복하고 경영하고 채워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완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엔 내가 정복당하고 받아들이고 변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명 연장의 꿈에 올인하겠지만, 언젠가 우리는 모두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차이를 아는 것, 상황을 분별하고 순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겠지요. 

더 지혜롭게 해달라고, 통찰력과 용기를  잃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허리띠와 신발 끈을 졸라맵시다. 수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크게 변하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해 아래 새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소중하고 동시에 다 헛된 것입니다. 이 역설의 시소 위를 걷는 것이 인생이라고 감히 말하면서, 나나 여러분 모두 추락하지 않기를 소망해봅니다. 새해에도 승리하십시오. 

Happy New Year!

* 편집자 주 - 곽성환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과 동 대학원,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바울사역원 PMI 원장이다. 유튜브로 매일 성경 묵상 프로그램 “일일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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