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선택의 해로 불릴 만합니다. 대만은 1월, 러시아는 3월, 한국은 4월, 영국과 일본은 9월, 미국은 11월에 총선 또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약 40개 국가에서 선거를 치른다고 합니다. 연말부터 한국의 주요 정치 뉴스는 다가오는 4월 총선에 누가,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분석하는 기사로 가득합니다. 여야 지도부는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새로운 인물, 세력의 등장에 목말라하는 것 같습니다. 그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새로운 지도자 자리에 오를 사람이 있을지,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세력에 대한 목마름은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아온 트럼프가 백악관에 다시 입성할 수 있겠느냐가 전 세계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고령이 걱정스러운 현 대통령과 괴짜스러움이 지나친 전 대통령 사이의 리턴매치는 단연 화젯거리입니다. 하지만 두 인물에 대한 피로감이 적지 않으며 이번 대통령 선거가 사회적 양극화와 극단주의, 정치적 혐오 현상을 심화시킬 것 같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갑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분위기를 전환할만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프랑스나 캐나다처럼 젊고 새로운 지도자에게 자리를 내어줄 의향이 없어 보입니다. 곧 때가 올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라는 호칭을 줄 수 있는 두 명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비록 전 국민의 투표로는 아니지만 제비뽑기와 승인의 과정을 거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울 왕입니다. 그는 왕정 제도에 대한 관심이 가득했던, 그래서 시대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최고조였던 시대의 인물이었습니다. 

사무엘이 백성들의 끈질긴 요구에 입장을 선회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이를 안 유력한 사람들이라면 자신 또는 자기 집안 사람이 첫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울은 예상 밖의 인물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그는 무명의 청년이었습니다. 사무엘이 그를 첫 번째 추천했을 때도 사람들은 그를 선뜻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고 게다가 말썽꾸러기 망한 집안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베냐민 지파 후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았기에 그 자신도 자신에게 찾아온 신탁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는 사명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기회를 쟁취해 갔고 결국 모든 지파의 지지를 받으며 이스라엘 초대 왕이라는 자리에 올랐습니다. 예언자적 평가와는 별도로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나라를 다스렸고 죽음 뒤에도 그를 잊지 못하고 따르는 세력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분명 왕정제라는 새로운 시대의 최초 왕이라는 새로운 지도자였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다윗입니다. 그는 최초는 아니었지만, 최고의 지도자라 평가받는 왕입니다. 그에 관한 서사는 성경은 물론 동서양에서 내려오는 영웅들의 이야기 중 으뜸입니다. 그는 기다림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난 사람입니다. 사울에게는 없었던 인품과 영성, 재능과 지도력이 이 기간 동안 익어갔습니다. 

사울이 왕정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도자라 한다면 다윗은 사울과 사울 시대의 약점과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이스라엘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도자입니다. 그가 겪었던 다양한 성격의 고난 체험은 훗날 겸손과 통합의 지도자라 인정받는 데 절대적인 밑거름이 됩니다. 

이 고난과 그로 인한 고민은 내용을 달리하며 죽을 때까지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그가 보여준 마음의 자세와 노력 때문에 역사는 그를 진정한 왕,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지도자에게 달려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도자는 동시에 국가의 일꾼이며 국민의 심부름꾼입니다. 각국의 국민이 지혜롭게, 정의롭게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편집자 주 - 곽성환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과 동 대학원,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바울사역원 PMI 원장이다. 유튜브로 매일 성경 묵상 프로그램 “일일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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