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에 주어진 정보 때문이다. 로봇을 제어하는 컴퓨터에 내장된 정보가 없다면 어떠한 기능도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살아 움직이는 거미도 거미 두뇌에 내장된 정보가 없다면 어떻게 그렇게 정교한 작업을 수행 할 수 있을까?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늘날, 이 시대를 정보 시대라고 말한다. 매 순간순간 수 없이 많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간다. 핸드폰으로 어느 대학 도서나 자료를 손쉽게 열람 할 수 있으며, 각종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 무엇이든 검색하고 질문도 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약으로 인해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로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고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한 내용의 편지를 써 달라고 부탁하거나, 리포트를 써 달라고 하거나, 소설을 써 달라고 할 수도 있고, 작곡을 해 달라고 요청도 할 수 있으니, 참으로 편리한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정보가 풍요로워진 반면에 수많은 잘못된 정보나 거짓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본 글에서는 정보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다루어서 독자 여러분들이 정보를 접하고 다루는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정보란 무엇인가요? 혹 누군가가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면 즉시 가지고 있는 정보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보라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즉 무슨 정보냐가 아니고 정보에 대한 뜻을 묻는 질문이라면 어떻게 답을 할까? 언뜻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의 저명한 수학자 위너(Norbert Wiener 1894-1964)는 “정보는 정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더불어 그는 “정보는 물질도 에너지도 아니다”라고 덧붙인 말로 그의 말의 깊이를 알게 되었다. 그는 정보는 물질이나 에너지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발견한 로체트석(Rosetta Stone)을 보자. 이 석판에는 이집트 톨레미 왕조를 찬미하고 선포하는 글이 세 개의 다른 언어로 새겨져 있다. 모두 동일한 내용이 돌판 위에 다른 언어로 표기되었다.

기록된 정보는 내용(contents)이다. 그 내용은 돌판과 무관하고 언어와 모양과 크기와도 무관하다. 동일한 정보를 얼마든지 다른 재료, 오늘날이라면 종이 위에 잉크로, 연필로, 또 다른 언어나 암호(code)로 표기될 수 있다. 또 컴퓨터에 기록하거나 우리 머리에 암기로 기억해 둘 수도 있다. 때문에 정보는 물질과 독립적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정보는 물질이 아니다!
정보에 대하여 보다 실질적인 내용은 기트(Werner Gitt) 박사의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기트 박사는 정보는 물질이나 에너지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기본 실체(entity)라고 하였다. 그리고 정보가 어떻게 생기는지, 정보의 기능은 무엇이며, 정보가 어떻게 암호화(엔코딩)되며,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살아 있는 생명체 속에서 발견되는 정보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단계별로 규명하고 기본 원리를 세워서 포괄적인 정보의 개념을 공식화하였다. 간단한 개관은 다음과 같다.

1. 정보는 정신적 양(Mental quantity)이지 물리적 양(Physical quantity)이 아니다. 따라서 물질이나 에너지와 무관하다.
2. 정보는 우연히 저절로 발생하지 않는다.
3. 정보는 지혜의 결과이다. 따라서 각 정보는 저자가 반드시 있다.
다음은 정보의 기능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 인공 로봇과 살아 움직이는 거미 등 두 시스템을 정보의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로봇
로봇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까? 1985년 일본-엑스포 85에 오르간을 연주하는 로봇을 전시하여 크게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 이런 일은 인공 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더 이상 놀랄 게 없다.

당시 그 로봇은 건반 위에 10개의 인공 손가락을 올려놓고 하나의 카메라 눈으로 악보를 보며 악보의 노트에 따라서 건반을 누르고 발로 페달까지 밟으며 연주한다.

이 로봇은 악보가 컴퓨터에 내장되어 있고 악보에 따라 손가락이 움직이도록 프로그램되어서 악보가 지시하는 대로 연주한다. 즉 주어진 정보에 따라서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서 연주하기 때문에 어떤 악보든지 연습 없이 즉시 연주할 수 있다. 물론 감정이나 자율성이 없는 기계적인 연주다.

최근의 로봇은 음성 정보, 문자 정보 등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사람의 감정 정보 까지 읽고 연주할 수 있는 인공 지능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의 관점에서 보면 로봇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는 이유는 프로그램에 주어진 정보 때문이다. 로봇 기계가 아무리 다양하더라도 모두 정보에 따라서 기능하고 정보가 없이는 어떤 작동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각 로봇은 정보가 필수 요소이다. 컴퓨터에 내장된 정보가 삭제된다면 어떠한 기능도 불가하다. 이는 인공 로봇뿐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거미와 거미 웹
아래 사진은 서토포라(cyrtophora) 거미와 거미줄 망(web)이다. 거미줄의 평균 두께는 0.0001mm크기로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에 해당한다. 거미줄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수없이 많았다. 지금도 많은 회사들이 거미줄의 특이한 단백질을 응용하여 신소재 제품들을 개발하고 출품해 오고 있다.

거미줄은 점도가 매우 높은 실로 초경량의 뛰어난 신축성과 내구성을 갖고 있다. 비유로 말하면 1mm 두께 거미줄로 성인 남자를 들어 올릴 수 있고 엄지손가락 두께의 거미줄이라면 737 점보 여객기 두 대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강도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거미줄의 설계와 구조는 공학적인 면에서 매우 획기적이고 놀랍다. 거미는 주어진 재료를 매우 경제적으로 사용한다. 거미줄 웹에 요구되는 강성도(rigidity)와 인장강도(strength) 분석에 따르면 최소의 재료로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특이할 점은, 거미줄 교차점 확대 사진에서 보듯이 가로 방향 거미실과 세로 방향 거미실이 직접 교차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접합의 최적 설계 기술로 공대 대학원 과정에서 다루는 공학 기술이라 매우 놀랄 뿐이다.

아래 그림은 회전하는 우록티아(Uroctea) 거미 엉덩이에 있는 방적돌기를 확대한 모습이다. 암컷의 경우는 약 1500개의 방적돌기를 가졌는데, 그림에서처럼 돌기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실크선들이 합쳐지면서 웹에 요구되는 인장강도로 만들어 내고 있으니 놀랍다. 매우 복잡하고 섬세하며 정교한 과정들인데 마치 컴퓨터로 정확히 계산하고 컴퓨터 네트워크 망으로 지시하고 통제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방직공장과 같다.

앞에서 로봇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에 주어진 정보 때문이다. 로봇을 제어하는 컴퓨터에 내장된 정보가 없다면 어떠한 기능도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살아 움직이는 거미도 거미 두뇌에 내장된 정보가 없다면 어떻게 그렇게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까? 상상도 못할 일이다.

여기서 하나의 예로 거미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어디 거미 뿐인가? 깊은 산 속에 작은 연못에서 방출한 연어가 태평양을 수년 간 일주하고 정확히 다시 그 연못을 찾아 돌아오는 연어들 이야기, 추운 겨울을 하와이에서 나려고 알래스카에서 엄청난 거리(약 5,000km)를 3~4일 동안 먹지도 쉬지도 않고 밤낮으로 논스톱으로 비행하는 골든-프로버(Golden-Plover) 철새들 이야기 등 수많은 생명체들의 신비한 삶이 있다. 이들 머리에 내장된 정보가 없이는 이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다.

>> 다음 호에 계속

* 이동용 박사(항공우주 공학박사, 창조과학선교회 강사, MCC & ECC 물리학 교수), 저서: <<The Universe of Dynamics-Fearfully & Wonderfully Made in Awesome Harmon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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