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1세의 영어 교육 (21)

지난 2022년부터 크리스찬저널의 지면을 통해 미국에 사는 한인 1세들을 위한 영어 공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최근 몇 달간은 한국어와 영어에 내포된 문화의 차이와 그 차이로 인한 영어 표현의 방법 등을 공부했습니다. 이 모든 글을 “노출”과 “반복”이라는 큰 그림으로 정리하는 글을 지난달 아티클에서 나누었던 것을 기억하실 거로 생각합니다.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서 비교적 높은 학력과 오랜 영어 공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오면 처음부터 거의 언어 장애인처럼 입을 닫고 살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저도 경험하였고, 독자분들도 많이 경험하고 보셨을 겁니다. 저도 영어 공부 현장에서 ESL을 오래 지도하면서 학생들이 많은 단어와 어휘를 알고 있음에도 쉽게 영어를 입으로 못 뱉는 현상을 자주 봅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한국어 문장을 영어 단어만 대비시켜서 그대로 말하려는 경향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영어 표현을 공부해서 익히지 않았다는 요인이 있습니다. 한국어를 그대로 단어만 대치시켜서 말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작년에 자세히 적은 글이 있기에 이번 글부터는 반드시 공부해서 익혀야 하는 표현들, 그중에서도 쉬운 단어들로 이루어져서 우리의 단어 지식만으로 충분히 익힐 수 있는 표현을 예문과 실례들을 보면서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나 뻔한 말이고 반복되는 얘기지만, 한인 1세들은 미국에서 영어의 발전을 보려면 반드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절대로 영어권 나라에 오래 살고 많은 영어 원어민과 교류를 한다고 영어가 늘지 않습니다. 눈치와 대응하는 방법만 늘 뿐입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한국인에게 맞는 방법 중의 하나는 쉬운 표현을 익히고 이 표현을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만들어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아래 몇 가지 표현들은 제가 운영하는 ESL 클래스에서 학생들이 새롭게 배우고 현장에서 많이 쓸 수 있게 된 표현들인데 함께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표현을 배우는 독자들은 반드시 표현을 동반한 예문을 소리내서 읽어보시고, 또 조금씩 단어를 바꿔서 상황에 맞게 표현을 사용해 보시도록 권유합니다.

<표현 예시 1> “혹시 두 분이 가족 관계이세요?”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Are you the same family members?” 혹은 조금 어려운 단어를 써서 “Are you in the same household?”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원어민들은 단순히 “Are you related?”라고 묻습니다. 이 표현은 마치 “두 사람이 연관이 있으세요?”라고 해석되기 쉬우나, 사실 가족 관계 즉, 혈연으로 연결된 관계인지 물을 때 많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 표현에 얽힌 친구의 실제 이야기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로 결혼해서 이민 온 친구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70이 넘으신 어머니를 미국에 초청해서 자녀 초청으로 이민 절차를 시작하였고, 절차가 잘 진행되어서 어머니가 이민국에 영주권 인터뷰를 하러 가게 되었는데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친구가 인터뷰 통역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영주권 인터뷰 통역을 못 한다는 규칙이 있어서 할 수 없이 미국에 같이 오래 살고 가까운 교회 친구를 통역으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친구와 친구 어머니, 그리고 통역 세 사람이 인터뷰를 시작하는데 면접관의 첫 질문이 친구와 통역을 보면서 “Are you related?”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통역을 하는 교회 친구는 제 친구와 오랜 친구이고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두 분이 관계가 있으세요?”라고 질문을 해석하고 “Yes”라고 대답을 하자 통역관이 눈을 크게 뜨고 다시 같은 질문을 하더랍니다. 다행히 제 친구는 저처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던 친구라 이 표현이 가족관계 여부를 묻는 질문임을 알고 본인이 중간에서 해명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내가 의도적으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사용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표현들이 영어에는 꽤 많이 있습니다.

<표현 예시 2> 또 한 가지 표현을 보자면 “You name it.”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표현은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거라 짐작하는데, 그대로 해석을 하자면 “당신이 이름을 말해”로 엉뚱한 해석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원어민들은 이를 “뭐든지 말만 해”라고 말할 때 사용합니다. 아래 대화를 볼까요?

A: What can you cook for me tonight? 
오늘 저녁 무슨 요리를 해 주실 수 있나요?
B: Korean, Japanese, Italian, you name it. 
한식, 일식, 이태리식, 말만 하세요(원하는 대로 아무거나 다 가능하다는 의미).
A: What do they sell? 
거기서 뭘 파나요?
B: Everything. You name it. 
다 팔아요. 말만 하세요(뭐든지 없는 게 없다는 뜻이겠지요.).

의도적으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지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표현을 더 배우겠습니다

<표현 예시 3> “First things first”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또한 배우지 않으면 해석이 모호한 표현이지요. 이는 “제일 중요한 걸 맨 먼저 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뭔가 할 일이 많이 앞에 놓여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걸 먼저 하자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아래 예문을 몇 개 보도록 하지요.

First things first, let’s go for dinner. 
(여러 가지 할 일이 있지만) 중요한 거 먼저요, 저녁부터 먹읍시다.
First things first, you need permission for this. 
중요한 거 먼저요, 당신은 허가가 필요합니다.
We have a lot to discuss, but first things first, did you sign this? 
우린 의논할 게 많지만 중요한 거 먼저요, 이거 사인하셨나요?

이번 글에서는 영어의 표현 중 간단하지만 배우지 않으면 잘 사용할 수 없는 몇 가지 쉬운 표현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호에서 단어만으로는 해석이 안 되지만, 영어 원어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 조앤 교수
현 트리니티 대학 & 대학원 리더십 학과 교수
전 동시 통역사.
일리노이 96학군 English-Language Learner & College of Lake County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Assistant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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