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스 강단 (35) 우리 인생에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시편 17편의 계절이 있었다면,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시편 18편과 같은 계절도 반드시 온다. 그러기에 그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한 다윗의 신앙 고백을 나의 고백으로 만들어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리므로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임다니엘 목사(크리스찬저널 편집부장)

나의 시편이라 할 수 있는 기도나 찬양의 시를 짓는다면, 어떤 제목으로 어떤 내용을 적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시편은 인생의 사계절이 담겨 있다고 하여, 삶의 고통에 따른 도움의 간구와 구원하고 승리케 하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찬양의 내용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저명한 신학자 톰 라이트(N. T. Wright)는 시편을 공부하기보다 시편을 살라고 조언한다. 시편을 날마다 묵상하고 기도하고 노래하여, 시편의 고백으로 삶을 형성해 나가, 시편을 살라고 조언한다.

또한 이병용 구약학 박사는 그의 책 『하나님이 이렇게 살라 하시니』에서 “시편을 고대 히브리 시인들의 마음 쏟아내기로만 볼 일이 아니다. 나의 절망과 고뇌가 거기 있고, 나의 노래가 또한 거기 있다. 시편 안에 들어가 시인과 같이 웃고 울고 노래하다가 어느새 시편 시인이 되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편이 내 실존의 한가운데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변화무쌍한 계절이 찾아올 때 이에 맞는 시편의 고백으로 신앙을 형성해 가는 것이다.

시편의 총 150편 중 다윗의 이름으로 칭해지는 시편은 73편이나 된다. 다윗은 사무엘로부터 사울 다음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지만, 그가 왕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사울의 살인 위협을 받는다. 사무엘하 22장은 다윗이 그의 원수와 사울의 위협에서 벗어나 왕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쓴 시로 시편 18편과 같은 내용이다. 하나님의 능하신 구원과 승리에 대한 감사와 찬송의 시로 알려져 있다.

“여호와께서 다윗을 모든 원수의 손과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신 그 날에 다윗이 이 노래의 말씀으로 여호와께 아뢰어 이르되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위하여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내가 피할 나의 반석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높은 망대시요 그에게 피할 나의 피난처시요 나의 구원자시라 나를 폭력에서 구원하셨도다”(삼하 22:1-3).

다윗은 이 시편에서 하나님을 나의 반석이요, 요새요, 건지시는 자, 나의 피할 바위, 나의 방패, 나의 구원의 뿔, 나의 높은 망대, 나의 피난처, 나의 구원자, 나의 의지, 나의 등불, 그리고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한다.

독일 칼빈주의 신학자 요한 페터 랑게(Johann Peter Lange)는 본시의 주석에서 “다윗의 하나님에 대한 고백은 그의 생애의 경험, 특히 사울의 핍박으로부터 구원받은 그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윗이 고백한 “나의 하나님”에 대한 묘사는 피상적 의미의 시적 언어가 아닌 실제 다윗이 처한 생명의 위협과 고통 중에서 피난처가 되시고, 반석 되시며, 높은 망대가 되어주셔서 피하게 하시고, 방패가 되어주셔서 막아주시며, 사망의 골짜기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을 경험한 실제의 언어를 말한 것이다.

사무엘상 21장에 보면, 다윗이 사울을 두려워하여 도망하여 가드 왕 아기스에 간다(10절). 가드 지역은 골리앗의 고향이다(삼상 17:4). 다윗이 사울을 피해 적국으로 망명하지만, 다윗을 알아본 아기스의 신하들로 인해 “그들 앞에서 그의 행동을 변하여 미친 체하고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침을 수염에 흘리매”(삼상 21:13), 아기스 왕과 신하들 앞에서 미친 척한다.

다윗이 겪었던 비참하고 고통스런 생명의 위협과 고난을 오늘날 성도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다르지 않게 맞이할 수 있다. 원수의 공격과 사방에 둘러싼 위험들이 오늘날 성도에게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윗이 고통과 고난의 상황에서 시편 18편을 고백하기 전 시편 17편의 고백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시편 17편 1절에 “여호와여 의의 호소를 들으소서 나의 울부짖음에 주의하소서 거짓 되지 아니한 입술에서 나오는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라고 부르짖는다. 다윗과 같이 심한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고 탄식하며 도움을 호소하는 간절한 마음 역시 오늘날 성도에게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시편 17편의 계절이 있었다면,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시편 18편과 같은 계절도 반드시 온다. 그러기에 그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한 다윗의 신앙 고백을 나의 고백으로 만들어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리므로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다윗은 자신이 처한 고난과 생명의 위험과 고통 중에 시편 18편에 앞서 17편에서 하나님께 눈물로 부르짖었다. 

또한 “신뢰의 시”, “목자의 시”라 일컫는 시편 23편 이전에 시편 22편이 있었다. 시편 22편 1절에서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라며 한탄하였다.

시편 22편과 같은 고통의 계절이 있었다면, 시편 23편과 같은 부족함이 없는 계절 또한 반드시 있다. 이들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한 면이 있다면, 다른 면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시편 119:71은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라고 고백한다.

다윗은 승리를 경험하고 부족함이 없음을 경험할 때 그저 만족하며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이루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한다. “이러므로 여호와여 내가 모든 민족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리이다”(삼하 22:50). 다윗은 그의 평생에 “나의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찬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많은 주석가들은 사무엘하 22장에 기록된 승리의 시를 다윗 왕이 통치 초기에 기록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내용이 같으나 문체가 조금 다른 시편 18편은 다윗이 그의 말년에 다듬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편 18편을 보면 사무엘하 22장에 없는 한 절이 첫 절에 추가 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추가된 한 절은 시편 18편의 전체 사상을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주제어이자 전체를 대변하는 신앙고백이 되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편 18:1). 

다윗은 사무엘하 22장의 내용에 더해 하나님을 “나의 힘”이라고 새로이 고백하며, 그 주님을 사랑한다고 담담히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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