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받은 자로 부끄러이 돌아가게 마시고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로 주의 이름을 찬송케 하소서”(시편 74:21)

일곱 번째 인도 방문

“인도를 다녀올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다! 이젠 그만하자! 내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되뇌곤 했다.  그러나 인도와 인연 맺은 세월이 길어지면서, 기적처럼 선교에 동참하겠다는 이들이 번번이 생겨나고, 인도에서도 오로지 주님께만 의지하겠다는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도저히 걸음을 멈출 수 없다.  주님께서 인도 선교에 한인들을 쓰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주님의 도구로 쓰일 뿐이다.”
송성자 목사(순복음사랑의교회 담임, 일리노이)는 지난 2월 19일부터 3월 1일까지 인도 북부를 방문했다. 일곱 번째 선교 여행이다. 이번에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순복음교회의 식구들과 한국의 이성근 목사(순복음반석교회) 부부와 성도 몇 명이 동행하였다.
“존 오만 목사는 30년째 인도 북부에서 불가촉천민과 힌두교도, 시크교도들에게 꿋꿋이 복음을 전하고 있지만, 그와 동역하던 목사들은 스물다섯 명에서 아홉 명으로 줄어 들었다. 예배 참석자가 삼사백 명에 달하는 교회의 주일헌금 총액이 기껏해야 2달러 50센트인 동네여서 극심한 가난과 질병을 이기지 못해 떠나갔다.”고 송 목사는 설명하면서 “존 목사는 동역자들에게 매달 하루 한 끼 식사값에 불과한 30달러를 봉급으로 주면서 나머지는 하나님 앞에서 금식하는 거라는 유머까지 곁들인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길바닥이건 공터이건 가리지 않고 예배 드리는 48개 개척교회(각 교회 신자 수는 30~250여 명이라 한다)의 목회를 위해  일주일 내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이들 목회자들의 다리는 “실핏줄이 터지고, 힘줄이 튀어나오는 등”성할 날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다리가 많이 아픈 목사를 위해 스쿠터를 사드렸다고 송 목사는 덧붙인다.

사랑 나눔으로 삶의 희망을

“난산의 위험에 처했던 아마지트 목사 부인의 수술 비용을 우리 교회 성도가 보탰는데, 이번에 그 아기를 안아볼 수 있어서 마음이 푸근했다.  그뿐 아니다. 음으로 양으로 선교를 후원해준 많은 분들 덕택에 프로빈더 목사는 눈 수술을 받았고, 또 다른 목사는 200불을 가지고 극빈자를 위한 학교를 시작했다.
가장 가난한 오릿사 주에서 사역하는 타마스 목사에겐 자활비용인 염소와 닭값 1,200불과 헌옷, 의약품 등을 지원했고, 다른 교회들에게 성경책 140권, 영어 성경 25권, 디지탈 카메라 6대, 담요 6장을 기증했다. 한 사모는 30년간 담요를 가지고 싶다고 기도했는데 드디어 하나님이 소원을 들어 주셨다며 엉엉 우는 통에 나도 같이 울었다.”고 송 목사는 선교 보고를 했다.
이번에 일행은 히말라야 산지를 돌아보았다.  갖가지 신을 섬기는 산당들이 산재해 있는가 하면, 의대와 명문대 예비학교가 있는 인도 최고의 관광지이이기도 하다.  “인도 북부에는 7천만 인도인들이 극빈의 삶을 살고 있다. 또한 파키스탄 접경지역이어서 군이 주둔하고 있고, 전쟁이나 지진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지역이다. 기가 막힌 현실이지만, 부자에 대한 불신이나 불평이 없는 나라가 인도이다. 카스트 제도와 윤회설 때문에 이들은 주어진 현실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이번 방문 중에 앰뷸런스가 행인을 치는 광경을 목격했다. 내장이 터지고 다리가 떨어져 나갔는데도, 환자를 구한다는 앰뷸런스가 유유히 지나치는 걸 보고 경악했다. 빈자들이 사람 취급도 못 받는 나라가 인도이다.”라고 송 목사는 인도의 실상을 전하면서 “우리가 할 일은 그들에게 ‘나’가 누구인를 깨우쳐 주는 것이다. 복음을 통해 악습이나 잘못된 신앙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부자는 이빨 닦아 주는 사람도 부리고 사는데, 과부는 손가락으로 모래를 찍어서 이를 닦고, 지참금 부담 때문에 딸을 낳으면 영아를 강물에 던져 버리고, 목사의 아이가 한 달에 15달러가 없어서 학교에 못 간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기독교가 비교적 성한 남부 지역에서 인도와 인연을 맺었지만 북부의 참상을 본 뒤로 송 목사는 인도 북부의 선교를 마음에 굳혔다고 말했다.
아마지트 목사와 프라바트 목사가 섬기고 있는 나환자 마을도 방문했다. 엉성한 집에 수십 명이 기거하고 있다는데, 선교팀이 방문한 날에는 200여 명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즉석에서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350불을 기증하니까, 그 공동체 대표는 생전 처음 만져보는 거금이라면서 양뺨을 부벼대며 인사를 했다. 그 바람에 몰려든 나환자들과 일일이 포옹을 해야 했다. 인도인 목사는 전도는 해도 포옹까지는 못했다면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일행들도 걱정을 해대길래 나병에 걸리면 이곳에서 같이 살 작정이라고 대꾸했다”고 송 목사는 웃었다.

오직 복음으로

그간 5천여 불씩 들여서  지은 교회들은 난방이나 전기 설비도 없이 벽돌만 쌓아놓아 비좁고 엉성하지만, 탬버린이나 북에 맞추어 찬양을 하는 인도 기독교인들의 신앙적 열정만은 매우 뜨겁다고 한다.
영사기 두 대를 마련해온 뉴질랜드의 성도들은 열악한 현실에 놀라고 뜨거운 신앙에  감동하여 즉석에서 증축비용 1만5천 불을 헌금했다. 한국의 이성근 목사도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했다면서 “그 누구보다 사랑의 교회 성도들이 없었다면 감히 인도 선교를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자그마한 교회이지만 목회자인 내가 자리를 비워도 꿋꿋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중보적 기도와 물질적 후원을 아끼지 않은 성도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송 목사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방문에서 가져온 숙제도 만만치 않다. 나환자들의 미감염 아동들을 분리시키기 위해 존 오만 목사는 남부 고향땅을 내놓았으나, 건축 비용 5만 불을 모금해야 하고, 성경책 800권 기증도 약속했다,  “가난하고 순박한 인도인들에게 복음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복음만이 이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다. 기적의 역사가 일어나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면서 예수님의 손을 잡고 그들은 일어선다.  다음에도 하나님이 가라 하시면 기꺼이 인도를 찾아갈 것이다.”라고 송 목사는 말을 맺었다.(3월 19일 취재,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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