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부터 26일까지 순복음시카고 교회에서 제2차 2008 여리고 특별새벽기도회를 열었다. 한국만의 독특한 기독교문화인 새벽예배가 시카고 전역으로 확산되고, 미주 한인들의 일상으로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00여 명의 신앙인들이 참석하였다. “구원을 받았다고 안일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구원의 대가, 즉 값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정길영 목사는 “새벽기도가 힘들어도 날마다 자신의 첫 음성과 첫 발자국을 주님께 드린 다음 세상으로 나가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아래 글은 이번 기도회의 시리즈 설교를 요약한 것이다.

첫째날 : 아브라함의 권리 포기(창세기 22:15-18)

우리는 신앙 생활을 하다가 자주 고민에 빠진다. 세상 살아가는 원리와 신앙의 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성경 속에서 예수님은 오른 뺨을 치면 왼편도 돌려대라 하시고, 송사하여 내 속옷까지 가지려는 자에게 겉옷까지 주라 하신다. 억지로 오 리를 가자는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라 하시며, 원수를 사랑하고 핍박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고, 스스로를 낮추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땅에 떨어져 죽으라고 하신다. 이렇듯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역설적이고 바보 같은 말들이 기독교의 진리이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의 주제인 권리 포기는 무엇인가? 권리의 사전적 의미는 “나 자신에게 주어진 자격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나 근거”이다. 이런 권리를 포기한다면 세상만사를 다 잃어버릴 텐데 어떻게 승리한다는 말인가?
어느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으라”하셨다(마 16:24).  기독교인은 복음을 나누고 생명을 나누어야 한다. 비우고 채우고 나누어야 한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싶은 우리에게 예수님은 우리 자신을 포기하고 부인하라 하신다. 포기할 때라야 자유롭고, 포기할수록 하나님과 사람을 섬길 여백이 커진다.
아브라함도 본토 친척아비집을 포기하고, 조카 롯에게 좋은 땅을 양보하고, 사랑하는 아들까지 포기한 뒤에야 믿음의 조상이자 복의 근원이 되었다.

둘째날 : 모세의 권리 포기(출애굽기 3:1-10)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신발을 벗으라고 명하셨다. 당시에는 종들만 신발을 벗었다. 맨발로 땅을 밟는다는 건 세상 경력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이 내 모두임을 고백하는 행위이다. 모세가 모든 권리를 포기하자 하나님께서 그에게 사명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인도자를 80년 전부터 예비하셨다. 애굽을 이기려면 애굽을 알아야 했기에 애굽의 심장부에서 모세를 키웠다. 어른이 되어 자신이 히브리 출신임을 깨닫지만, 살인을 하고 광야로 도망치게 된 모세를 40년 동안 광야에 머물게 하면서 애굽을 향한 마음을 비우게 만드셨다. 눈에 보이는 환경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따르기까지 광야 생활은 필수였다(신 8:2-3). 하나님은 지금도 신앙인들에게 더 큰 사명을 맡기시기 위해 권리 포기를 하도록 훈련하고 계신다.

셋째날 : 병고침 받는 권리 포기(열왕기하 5:11-15)

아람제국의  나아만 장군이 문둥병에 걸려 몹시 괴로워하고 있을 때 아람왕은 나아만 장군을 엘리사에게 보내어 문둥병을 고쳐달라고 했다. 엘리사는 직접 나오지 않고 사환을 시켜 “요단강에서 몸을 일곱 번 씻으라”고 했다.
선지자가 직접 안수하지도 않고, 사환을 시켜 볼품없는 강에서 일곱 번 씻으라는 말에 나아만은 화를 내고 돌아서버렸다. 큰 용사요, 존귀한 자라고 성경이 말할 정도로 그는 자존심이 강했다.
하지만 주위의 충고를 따라 자존심을 내려놓고 요단강에서 일곱 번 씻고 병이 나았다. 하나님은 권리를 포기했는지, 또 간절히 바라는지를 확인하신 다음에 고쳐 주신다.

넷째날 : 채워짐이 오는 권리 포기(열왕기상 17:8-16)

외아들을 기르고 있는 한 과부가 있었다. 오랜 가뭄으로 그들에겐 겨우 한 끼를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식량만 남아 있었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는 배고픈 과부에게 빵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했다. 그녀는 기가 막혔지만 마지막 남은 한 움큼의 밀가루와 몇 방울 남지 않은 기름으로 빵을 만들었고, 엘리야는 그것을 혼자 먹었다. 그런 다음에야 엘리야는 앞으로 먹을 양식이 풍성하도록 과부와 소년을 축복해 주었다. 하나님은 과부의 필요를 채워 주시기 전에 그녀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길 원하셨고, 동시에 하나님은 그 과부를 축복하기를 원하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사랑해야 할 사람들과  사용해야 할 물질을 주셨지만, 사람들은 자주 물질만 사랑하면서 사람들을 이용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꽉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당신의 계획대로 사용하시라고 맡기길 바라신다. 여기에 포기와 함께 주어지는 승리의 삶이 있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갈 5:24)고 했다. 십자가에 못 박으면 하나님께선 부활의 권리를 사용하게 해주신다. 오로지 십자가를 통과한 후라야 가능하다.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20). 즉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순종할 때 기적이 나타난다.

다섯째날 : 사도 바울의 권리 포기(빌립보서 3:5-11)

 바울은 할례 받은 히브리인중의 히브리인이었고, 율법으로 흠이 없는 자였으며, 가문, 족보, 지식, 경험이 화려했다. 그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다가 다메섹으로 가던 중 하늘로부터 강한 빛이 임하여 예수를 만난다.
그는 자신의 지식, 학문, 가문, 명예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데 방해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그를 높여 준 가문의 명예, 명쾌한 논리와 이론 따위가 자신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임을 깨달았다. 자신의 유익을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 포기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가 예전에 지녔던 생각이나 수사학을 복음적으로 사용하여 신약성경을 가장 많이 기록하게 했다. 권리 포기 후 더 귀한 복음을 전하도록 쓰임받았다. 

여섯째날 : 예수님의 권리 포기(빌립보서 2:5-11)

 예수 그리스도께선 권리 포기로 시작하여 권리 포기로 삶을 마치셨다.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자리에서 인간의 자리로 내려오셔서 죽은 다음에도 다른 사람의 무덤을 빌리셨다. 예수님은 가장 비천한 이스라엘 사막의 마굿간, 상처받고 소외받고 힘든 모든 사람을 품기 위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 오셨다. 또한 십자가의 죽음으로 낮아지셨다.
예수님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십자가를 지셔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이셨다. 모든 피조물로 더불어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드시고,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이름 주님이라 부르고 예수 이름으로 주셨다. 진정한 신앙생활은 스스로 낮아지고, 죽고, 비우는 데서부터 진행된다. 이것이 포기와 함께 승리하는 삶이요, 그리스도인이 가져야할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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