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창 12:3)와“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는 성경 말씀은 시카고에 있는 중앙감리교회의 올해 표어이다. 홍기일 담임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즈음,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 주시는 분이요, 이미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아 그 복을 나누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에서 표어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예배는 따로 친교는 함께

고요한 시카고 서버브의 주택가에 자리잡은 중앙감리교회. 입구의 표지판에는 교회명이 여러 개 쓰여 있다.  32년 역사를 지닌‘중앙감리교회’와 2세들이 독립하여 세운 Cornerstone Mission Church, 그리고 임대해 준 크리스천 유태인들의 Olivetree Congregation이 공존하고 있다. 1976년 8월, 전가화 목사가 창립하고, 김성찬 목사에 이어 2004년 8월부터 3대 담임을 맡고 있는 홍기일 목사는 “주일에는 1세 교회와 2세 교회가 각각 예배를 드린 다음 함께 친교 시간을 가진다. 토요일에는 유대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주일 오후에는 한국학교가 열린다.”고 설명해 주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오랜 세월 공통된 예배 형식과 기독교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주일학교부터 그것이 몸에 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성인예배를 드릴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주한인 2세들은 언어뿐 아니라 좋아하는 찬송가며 예배문화까지 1세들과 다르다. 자유스럽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사랑하는 2세와 전통과 형식을 고수하는 1세들이 예배를 같이 드리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교회의 현실을 지적한 홍 목사는“1세들의 한국적인 고집과 2세들의 미국적 사고방식을 인정하면서도 만남과 대화가 가능한 프로그램이나 의식(ritual)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질주의 시대에 맞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부와 성공만을 강요하면서 가족간의 유대는 끊어지거나 약해졌으며, 가족적인 의례들도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설교를 통해 가정예배를 드릴 것을 권유해왔다.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가정교회를 세우라고 권했고 상을 주면서 독려하기도 했다. 또한 성도들에게 성경쓰기를 권장해 왔다. 문자가 없었을 때에는 구전으로, 인쇄술이 없었을 때에는 필사로 유대인들은 성경의 맥을 이어왔다. 성경을 쓰면서 이런 신앙의 계승 정신을 살려 보자는 것이다.”

신앙의 궤적을 유산으로

한국인들이 귀중하게 여기던 족보가 신분 차별의 문제로 사라진 대신, 요즘엔 스스로 자신의 성을 창조하는  변형된 문화 형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한 홍 목사는 “이런 단절의 시대를 맞아 성도들에게 사도행전과 같은 ‘아무개행전’을 각 가정마다 써보자고 제안했다. 사도행전이 기독교인 모두가 공유하는 유산이라면 각 가정의‘행전’은 아이들에게 물려줄 신앙의 족보가 될 것이다. 
훈계한다면서 신세 한탄조로 부모가 자신의 지난 역사를 들먹인다면 아이들은 잔소리처럼 듣고 도망치고 싶어한다. 그러나 부모의 지난날에 신앙의 의미가 담기면 아이들은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홍 목사는 부모 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회를 통해 부모들 개인의 정체성이나 한민족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회 문화를 개혁해서 키우고, 교회의 좋은 의례들을 회복시키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는 2세들에게 ‘부모를 공경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의 차이를 알려 주어야 한다.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하나님이 주신 각각의 아름답고 고유한 유산들임을 깨닫게 해서 부모와 조국을 존중하는 마음을 길러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부모와 자식간에 영적인 만남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족의 영적인 만남을 담을 수 있는 그릇 즉 적절한 의식이 필요하다. 목회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여 영적인 그릇에 해당하는 새롭고 좋은 예배 형식, 예배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홍 목사는 강조했다.

개교회 성장주의 사라져야

올해 시카고교역자회의 회장직을 맡은 홍 목사에게 교역자회의 활동과 역할에 대해  질문하자, 대뜸 목사부부합창단도 교역자회에서 탄생하여 독립했다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교단별 교역자 모임도 있으나, 시카고교역자회는 그 모두를 아우르며 “교계 전체의 이슈를 같이 고민하면서 풀어내고자 하고, 경조사에 서로 보탬이 되려고 마음 쓰며, 9월마다 체육대회를 열어 배구와 족구로 친목을 다진다. 회의 참석률은 저조해도, 체육대회에는 100~150여 명의 목회자들이 참가한다.”고 현재의 활동 내역을 소개했다.
이어서 그는“큰 교회를 모델삼아 개교회의 자체 성장만을 추구하는 한 교회협의회나 교역자회의 존재는 유명무실하다. 이젠 교회 성장이 개교회의 숫적인 성장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작게는 우리 교회부터 크게는 세계 교회까지 모두 하나의 교회이며 그리스도의 지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교회끼리 경쟁의식을 버리고 교회 개척부터 성장까지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 돕는 그런 교회의 모델이 나온다면, 세대간의 차이뿐 아니라 인종간의 차이, 빈부간의 차이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의 소망을 피력했다.

이미 받은 축복을 나누자

“우리는 옛날부터 ‘복’이란 말을 중요하게 여겨 설날에는 온종일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의 복을 빌어주었다. 기독교에선‘기복 신앙’을 무슨 병폐처럼 여겨‘복’이란 단어를 멀리하는 풍조가 생겨났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그리고 지금도 우리에게 풍성한 복을 주시는 분이시다.
많은 성도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하나님이 복 주시는 분임을 믿고 이미 받은 축복을 나누자는 뜻에서 올해의 표어도 복으로 정했고, 복과 관련된 성경 구절들을 뽑아 예배 시간에 함께 암송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에는 성경 속의 복 받은 사람들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올해의 사역 목표를 이야기하는 홍기일 목사. 
그는 1974년 감리교신대를 졸업하고 군목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와 시카고제일교회, 피오리아한인교회, 샴버그 살렘한인교회를 거쳐 중앙감리교회에 이르기까지 이민 목회의 세월만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할머니의 강한 믿음 때문에 아버지와 형제들 모두 목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하는 홍 목사는 “초대교회 신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성도들 각자가 풍성한 복을 받고 그 복을 나누어 주는 리더가 되길 소망한다.”고 대화를 마무리했다.(4월 29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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