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부터 디지털 TV 방송이 시작된다. 이 말은 우리가 보고 있는 텔레비전 중에서 아날로그 방식의 TV는 하루아침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물로 바뀐다는 말이다. 물론 케이블 TV나 위성 TV를 신청해서 보는 가정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냥 공중파 TV를 시청하는 경우에는 디지털 컨버터를 설치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여 예전의 화면보다 보다 더 선명하고 밝은 화질로 텔레비전을 보게 된 것이 좋기는 하지만, 뭐가 그리 복잡하고 어려워지는지 기계에 좀 어두운 사람들은 정말 따라가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그저 TV를 켜고 끄고, 또 소리를 올리고 내리기만 하면 TV 시청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리모트 컨트롤 하나만 보더라도 도저히 복잡해서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무슨 모드가 어쩌고, 메뉴가 어쩌고, 채널 하나 찾는 것도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TV만이 아니라 뭐든지 복잡해졌다. 뭔가 기계종류를 하나 사면 거기에 함께 따라오는 설명서가 웬만한 책만큼 두껍고 복잡하다. 아예 보기도 싫어서 그냥 간단한 기능만 쓰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기계 다루는 것에 아주 익숙하다. TV, 오디오뿐만이 아니라 휴대 전화기, MP3, 디지털 카메라 못 다루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 똑같은 것이 아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보다 기계를 세련되게 잘 다루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이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세대 차이라고 하면 한 20년이나 30년 정도의 시간적 간격을 말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 간격이 점점 더 줄어들어 요즘은 불과 몇 년 차이 나지 않는 나이 또래들 사이에서도 세대차이가 난다고 불평들이다.  그냥 하는 말이나 아이들의 농담이 아니라 하루가 다르게, 아니 무서운 속도를 내며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는 실제로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기술과 관련된 정보들은 몇 년 차이가 나지 않아도 심각할 정도로 격차를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에 있어서도 좀 나이든 녀석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새로 막 나온 것과는 게임 기계 자체가 다르며 이런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조그만 아이들이 큰 아이들보다 훨씬 더 잘 다룰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21세기는 예전에 우리가 지내오던 20세기의 세상과 비교도 안 되게 변천하고 있다. 벌써 십수 년 전 한국의 대통령이 부르짖던 세계화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이란 말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때만해도 사람들이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글로벌리제이션’이란 멀리 떨어져 살면서 서로 다른 삶을 영위하던 세계의 나라와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나가 되는 데에는 사회,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하여 전 세계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과학 기술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삶 속에 자리잡으며 누구든지 손쉽게 정보를 공유하게 되자, 우리 삶의 속도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어지러울 정도의 속도감을 맛보게 되었다.   인터넷상에서 요즘 유행하는 유투브(Youtube)라는 사이트(재미있거나 신기한 동영상 등을 모아 놓은 사이트)에 보면 “Did you know?; Shift happens- Globalization; Information Age(당신은 아십니까? 변화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화; 정보화 시대)”라는 동영상이 있다. 이 동영상을 보면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영상 중간 중간에 “Did you know?”라는 문구를 넣어 가면서 현재 우리가 사는 정보화 세상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동영상에서 미국의 전 교육부 장관이었던 Richard Riley의 말이 인용된다.
그에 의하면 2010년이 되었을 때, 미국의 상위 10등에 드는 직업은 2004년까지 아예 그런 직종이 있지도 않았던 직업일 것이며,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래를 위해 가르치는 내용들은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한 것이며, 지금 사용하고 있는 기술은 아직 발명되지도 않은 것이며, 지금 해결하려는 문제들은 어쩌면 아직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 현재 미국인 여덟 명 중 한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만나 결혼했으며, MySpace라는 인터넷상의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에 2억 7천만 명이 등록해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Google”이라는 인터넷 탐색 사이트에서는 사람들이 매달 27억 개 이상의 항목을 조회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54만여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단어의 숫자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약 5배가 넘는 숫자이고, 또 3천 권 이상의 책들이 매일 출판된다고 한다.  뉴욕 타임즈에 실린 1주일분의 기사와 정보의 양은 18세기 사람들의 평생의 것과 같은 것이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한해의 정보는 옛날의 5천 년과 맞먹는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렇게 홍수처럼 밀려오는 새로운 정보들은 매 2년마다 2배의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의 경우, 3학년이 되면 1학년 때 배운 내용이 벌써 시대에 뒤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을 약 6분 동안 보여주다가 제일 마지막에 “이 모든 것들이 무엇을 의미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Shift happens. Now you know...(변화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은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끝을 맺는다.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과연 이를 실감이나 하고 있는가?  아니 실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기독교인들과는 다른 세상의 변화라고 이를 무시해 버릴 것만이 아니라 이를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변혁시킬 수 있는 성경적이고 실천적인 안목과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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