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람들에게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말하라고 하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프람 파티를 제일 먼저 꼽을 것이다. 프람(Prom)이라는 말은 Promenade Concert에서 나왔으며 무도회, 댄스파티를 말한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홈커밍 파티(Homecoming Party)와 같은 여러 이벤트들이 있지만 역시 고등학교 졸업을 바로 앞두고 마지막 댄스파티로서 가장 흥분되고 큰 행사임에 틀림이 없다. 파티가 열리기 몇 달 전부터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학생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게 된다. 파티는 화려하게 고급 연회장이나 호텔에서 열리며 남학생들은 턱시도를, 여학생들은 멋진 드레스를 입고 가슴과 손목에 꽃을 달고 한껏 모양을 낸다. 또 집에서 식당으로 그리고 파티장으로 이동하면서도 번쩍거리는 리무진을 타고 가는 등 그야말로 아이들이 정말 기대하는 행사이다. 이 때문에 프람이 있는 5-6월이 되면 졸업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주변의 꽃집, 턱시도 대여업체, 백화점, 식당, 리무진 렌트 회사, 미용실들이 정신없을 정도로 바빠진다.

이제 고등학교 졸업 시즌이 다가오면서 프람도 함께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프람 때가 되면 한인 부모들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 오래 살아서 프람 파티에 대해 많이 듣고 해보았던 부모들은 자녀들의 파티를 위해서 도와주기도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부모들은 수 백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이 파티를 꼭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파티를 하면 술도 마시게 되고 사고를 당하기도 하며, 특히 딸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이 파티가 끝나게 되면 남자 파트너와 늦게까지 밤을 보내면서 술이나 마약을 하거나 성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프람 파티를 가게 되면 아이들은 프람을 준비하기 위해서 많은 돈을 쓰게 되고 파티가 끝난 후에 원치 않는 사고를 겪게 되기도 한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되는 파티이지만 우리 한인들의 정서에는 아직 그렇게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비용면에서, 자녀들에 대한 걱정으로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하면서도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자녀들과도 이 문제로 인해서 싸우기도 하고 힘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꼭 부정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녀들과 함께 이곳 미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부모들이 이 프람 파티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자녀들과 함께 준비한다면 서로에게도 좋은 시간과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무조건 프람이 아이들에게 나쁠 것이라는 선입견과 부모의 이해 부족 때문에 이곳 미국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자녀들에게 평생에 한 번밖에 오지 않는 고교시절의 가장 큰 행사를 망가뜨릴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프람에 대해서 바로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건전하고 즐거운 프람 파티를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과 주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데이트 상대: 흔히 파트너라고도 하지만 데이트(date)라는 말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꼭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 아니더라도 그냥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친한 이성 친구끼리 갈 수 있다.
그리고 원칙적으로는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에게 먼저 제안을 하게 된다.

복장: 여자는 드레스를, 남자들은 턱시도를 입게 된다. 드레스는 주로 쇼핑몰 같은 곳에서 사게 되는데 프람 파티를 위해 드레스를 파는 곳들이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잘 살펴보면 세일하는 곳이 있으므로 너무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남자들의 턱시도는 구입보다는 주로 대여하는 곳에서 빌려 입게 된다. 턱시도는 주로 검정색이지만 타이와 조끼 등의 색을 자신의 여자 친구의 드레스와 맞추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임박해서 빌리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하기 힘들 수도 있으므로 미리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코사지(Corsage): 코사지는 프람 날에 데이트 상대끼리 주고받는 꽃을 말한다. 프람을 하면서 상당히 중요한 절차 중의 하나이다. 남자는 여자의 손목에 작은 꽃을 달아주며, 여자는 남자의 턱시도 상의 주머니에 달아주게 된다. 주로 꽃의 색깔은 어떤 색의 드레스를 입었나에 따라 결정이 되며, 이 코사지는 보통 학교 근처의 꽃집에서 주문을 하면 쉽게 구할 수가 있다. 이 역시 미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

프람 티켓: 프람에 들어가기 위한 티켓은 학교에서 파는데 학교에서 이를 미리 알려주게 된다. 주로 점심시간에 카페테리아에서 팔거나 학교 오피스에서 판다. 티켓에는 두 종류의 티켓이 있는데, 하나는 혼자서 갈 경우 일인용 티켓이고, 다른 하나는 커플끼리 갈 때 사는 커플 티켓이다. 일반적으로 티켓은 시간이 지나면서 값이 오르게 되므로 미리 사놓으면 좋다. 이 티켓은 서로 상의를 해서 각자 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남자 쪽에서 티켓을 사게 된다.

픽업: 보통은 남자가 차를 몰고 여자 상대방을 픽업하러 가게 된다. 약속한 시간이 되면 턱시도를 입은 남자친구가 와서 먼저 코사지를 여자 아이의 손목에 달아주고 여자는 남자에게 달아준다. 그리고 같은 그룹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집을 떠난다.

사진 촬영: 프람 때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게 된다. 파티에 떠나기 전에, 또 출발한 다음에도 많은 사진을 찍는다. 주로 어느 한 아이의 집에 모여서 떠나기 전에 사진을 찍게 되는데 이때 아이들의 부모들도 같이 모여서 사진을 찍어 준다. 대부분의 부모가 참석한다.

저녁식사: 파티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도 하지만 가기 전에 고급스럽고 분위기가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호화스럽게 저녁을 먹고 저녁이 되서야 파티장에 가게 된다.

프람 댄스 파티: 홈커밍 파티는 학교에서 열리지만 프람은 주로 호텔이나 연회장에서 한다. 댄스 파티가 끝난 후에는 많은 커플이 어느 한 곳에 모여서 밤늦게까지 파티를 하거나 이곳저곳을 놀러 다닌다. 이 때 술이나 마약, 그리고 음주 운전사고가 많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많은 주의가 요구되고 어디서 모임을 갖는지 미리 부모가 아는 것도 중요하다.

프람 때문에 자녀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질 수도 있지만 반면에 이를 통해서 자녀와 더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들에게 달려있는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자녀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같이 의논하고 분명한 가이드라인만 정해 준다면 부모와 자녀에게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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