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담임목사님을 청빙한다고 하자. 그러면 여러 목사님들이 이력서를 보내 올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다음과 같은 이력서를 받았는데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춘 분이라면 이런 목사님을 담임목사님으로 청빙하겠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한 곳에서 오랫동안 사역한 적이 없음, 한 번도 교회를 건축해본 경험이 없음, 한 번 설교를 하면 한 시간 이상 걸림, 그리고 꼭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꺼냄,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함, 자기 집이 없음, 외모가 별로 인상적이지 못함, 여러 번 경찰에 체포 된 적이 있고 감옥에 갇혔던 적도 있음, 심지어 자기 동네에서 쫓겨난 적도 있음.

아마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이런 목사님을 절대로 청빙하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하셨겠지만 사도 바울에 대한 이력서이다. 많은 목사님들이 여러 사역을 하시면서 참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목회라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먼저 성공적 목회란 말 자체가 참 애매하다. 최근 들어서 성공적인 목회, 성공적인 사역이라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 목회에서 성공한다는 말이 약간은 어색하면서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참으로 불분명한 것이다. 우리들이 세워놓은 목표들을 잘 이루는 것이 성공것인지, 큰 교회로 성장을 이루는 것이 성공인지 아니면 모든 사람들에게 유명해 지는 것을 말하는지 정의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성공했다고 만족하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아니라고 하실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주 보잘 것 없는 이력서를 들고 있던 사도 바울에게 성공의 척도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 그는 “주의 성령에 의해서 우리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평가 받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리라고 짐작한다.

종종 우리들은 목사님들이 목회에 성공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신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학위를 가지고 있는가에 관심을 둘 때가 많다. 학교뿐 아니라 어떤 교단에서 안수를 받는 것 역시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역을 잘 감당하고 목회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자격과 능력과 영성과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종종 교회 크기를 가지고 목사님들을 평가할 때가 있다. 큰 교회, 많은 성도들이 있는 교회 목사님을 성공한 목사로... 작은 교회를 맡았다고 해서 실패한 목사님은 아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한 목사,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기도 상황과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기 미국에 있는 이민교회는 몇백 명 정도의 교회면 큰 교회라는 말을 들을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아주 작은 교회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성공의 척도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에서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 관계를 중국말로 ,,oe시(關系, 관계 또는 인맥)라고 한다. ,,oe시가 좋으면 안 되는 일도 되고, ,,oe시가 전혀 없으면 될 일도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중국 내에서 교회를 새로 개척할 때도 지역의 사람들과 ,,oe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내가 누구와 친하고, 어떤 사람과 연결이 되어 있고, 또 높은 자리나 정부의 요직에 있는 사람을 아는 것을 성공의 지름길로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교회에 어떤 사람들이 출석하는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회에 아주 큰 기업 회장이나 사장이 나오고, 또는 유명한 정치인이 출석하고 아니면 유명한 사람이 자주 방문을 하고, 혹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유명한 목사님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그런 교회를 성공한 교회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은 이런 것들을 가지고 성공의 지표로 삼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다른 각도에서 보고 계심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사도 바울은 성령에 의해서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은 사람들이 그 삶 속에서 얼마나 변화하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바울은 복음을 전할 때 성령이 역사하심을 잘 알고 있었고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그들의 삶 전체가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가 회심과 관련된 것이다. 말 그대로 우리들의 마음을 돌이키는 것이다. 우리들이 교회에서 가르치고 설교하고 말씀 공부하는 모든 것이 이것으로 결론 맺어진다. 여기서 결론이라고 함은 우리들이 전에 행하던 그 모습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의 삶은 하나님에 의해서 아주 급진적으로 바뀌어 버렸다는 것이다. 예수가 내 삶에 들어오심으로써 내 인격이 변하고, 내 삶이 변하고, 내 말과 행실이 아주 조금, 부분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완전히 변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는 옛날로 돌아가서는 안 되고 돌아갈 수도 없다.

이제 하나님의 자녀로, 거룩하신 성도로 부름 받은 자들로서의 삶을 살고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우리 삶의 시간적 차원을 바꿔 버리셨다. “내가 전에 이러 저러한 사람이었지만” 이라는 과거 시제에서 “이제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는 현재 시제로 말할 수 있게끔 하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성공을 하면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우리 사역이나 목회의 성공을 가지고 하나님을 감동시킬 수 있느냐는 말이다. 우리 인간의 좁은 머리와 제한된 생각을 가지고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바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 성령이 우리들의 성공의 근원지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들의 인생과 사역과 사명의 근원이 하나님임을 깨달아 주의 성령을 통해 우리들의 삶과 사역이 변화되는 것을 날마다 체험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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