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생활이라는 것이 참으로 바쁜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하기 이를 데 없다.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그런 삶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되면 밥 먹고, 일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TV나 신문을 좀 뒤적거리다가 시간이 되면 잠을 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런 반복의 연속에서 살다보니 무엇인가를 여유롭게 생각한다거나 아니면 어떤 일에 집중하면서 삶을 좀 즐겨본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생각도 없이, 또는 아무 목표나 관심도 없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무엇엔가에 미쳐 보고도 싶고, 뜨거운 열정으로 어떤 것을 이루어 내고 싶은 마음이 늘 마음 한 편에 있음을 발견한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미국까지 온 것이 아닌데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이 있다. 정들었고 내 마음과 정서가 통하는 고국을 뒤로하고 여기 미국까지 와서 삶의 목적도 없이, 아무런 열정이나 관심도 없이 그저 일에만 매달린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이 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열정적인 삶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우리들은 과연 어디에 제일 관심을 두고 살아가고 있을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가정에 관심을 두기도 하고, 친구와 같은 사회적인 관계를 생각해 보기도 하며,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우선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 삶의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예수 그리스도를 제외한 삶이란 것은 우리 크리스천들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내 삶과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만이 아니라 내 주위에서 같이 믿음 생활하는 사람들도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들이 잘 아는 사도 바울은 좀 다르다. 그의 삶을 통해서 그가 늘 생각하고 집중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서 바울은 뭔가에 미쳤던 사람이다. 다름 아닌 다른 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관심이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영혼이 구원을 받은 사람인지, 또 그 영혼 안에 생명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지 이것이 바울 삶의 전체였다.
사도행전 20장 24절에 보니,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고까지 이야기한다. 내가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나의 이 귀중한 생명이라도 다 바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고 싶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사도 바울이  일생을 통해 미쳐 있던 그 관심사였다. 말만 이렇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는 주님의 명령대로 땅 끝까지 나가서 복음을 증거했고, 이러한 수고와 노력으로 믿지 않았던 많은 영혼들을 주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역사를 이루었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웬만하면 교회에 다 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복음과 믿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영혼에는 별반 흥미가 없는 모습이다. 우리들의 마음 속에는 “나는 주일예배만 잘 참석해서 목사님 설교 말씀 잘 들으면 되지. 다른 영혼들이야 나 말고도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선교사님들이나 목사님들이 다 전도해 주실 텐데.”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니고 바울과 선교사님들만 예수님의 제자란 말인가? 이제 우리도 하나님을 위해 복음의 말씀을 전하겠다는 그런 마음, 영혼을 살리기 위한 뜨거운 사명을 가지고로 살아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믿음생활을 잘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문제는 믿음생활을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를 잘 모르는 데 있다. 믿음생활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대단한 일을 이루는 것이 믿음생활 잘하는 것이 아니다. 며칠 금식을 하고 기도원에 올라가야 하나님이 인정해 주시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 그리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이 믿음생활을 잘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열심을 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믿음이 생긴다. 살아 운동력이 있는 말씀으로 채울 때 우리 안에 믿음이 생겨난다. 말씀이 내 안에 있어야 생명이, 능력이, 기쁨과 감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말씀을 듣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 믿게 되고 내 안에 생명과 기쁨이 충만해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열정을 품고 전해야 믿음은 계속해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기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아는 것 같지만 실제로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단지 모른 척하고 있을 뿐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저 자신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살아간다. 자신들의 눈에 좋아 보이는 것들을 좇아가며 그것들이 인생의 목적이 된다. 따라서 그들의 영혼은 산 것같이 보여도 죽은 영혼들이다. 그러므로 그 영혼들에게 우리는 생명을 전해야 한다. 알면서 전하지 않는 것, 그들을 향해 주님의 사랑을 주님 대신하여 전하지 않는 것은 믿음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들의 인생이 어떻게 보면 긴 것 같지만 그리 긴 것이 아니다. 이민 와서 살고 계시는 분들이 늘 하시는 말이 있다. 미국에 이민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 30년이 지나갔다는 말씀이다. 그 사이에 아들 딸 시집 장가가고 언제 내 나이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세월은 흘러간다. 이 짧은 삶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목숨을 날마다 연장해 주시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 우리들에게 매일같이 기회를 주고 계시는 것, 바로 복음의 말씀을 우리들의 이웃에게 증거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정도 허락해 주셨고, 물질도 주셨다.

그뿐 아니라 은사도, 재능도 주셨다. 따라서 이제 우리 주위에 있는 하나님을 모르고 있는 불쌍한 영혼들을 돌아보면서 그들에게 사도 바울과 같은 심정으로 열심을 다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삶이야말로 열정이 넘치는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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