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환 목사(온누리교회)

교회 안에는 말도 많고 문제도 많다고들 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며 한 마음으로 지내라고 하셨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크지 않은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세 갈래 네 갈래로 나누어진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며 인사하지만, 속으로는 내 편과 네 편을 나누고 있습니다. 사랑공동체를 깨트리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관계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상대를 판단하고 비방하는 것입니다. 형제를 판단하고 비방하는 마음 속에는 자신은 모든 것이 옳고 다른 모든 것은 잘못되었다는 자기 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부분적으로 선하고 부분적으로 의로울 뿐입니다. 우리는 선악을 온전하게 판단할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올바른 판단과 구원을 베푸실 수 있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판단하고 정죄하는 마음이 아니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며 하나님께 맡기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중보하는 관계로 발전시킵니다. 비방에 대한 유혹을 이겨야 합니다.
또 하나의 바이러스는 교만입니다. 교만은 우리를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죄성입니다. 교만은 자기가 하나님 되려고 하는 마음입니다.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가 모든 삶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마음입니다. 교만한 사람이 하는 언어 습관 가운데에는 단정적인 표현들이 많습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음에도 마치 자기가 내일 일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이는 확신과는 다릅니다.

확신 또는 믿음의 언어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라는 조건절이 있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이 내게 능력을 주신다면” 그 능력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교만은 자기를 자랑하게 합니다. 반대로 겸손은 자기 안에 계신 하나님을 자랑하게 합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사랑하십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무엇이 좋은지는 알지만 좋은 것을 반드시 행하지는 않습니다. 힘들기 때문에, 희생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루거나 또는 단념합니다. 하지만 야고보서에 의하면 이는 죄를 짓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내 의지적 행위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른 것을 알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그것을 행하기 원하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의 주권을 여러분 자신의 주권보다 중요하게 여기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신실하심과 선하심을 신뢰하고 순종하십시오. 우리가 그런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과의 관계는 물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회복될 것입니다.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 것은 바람이자 의무입니다. 관계를 깨트리는 판단의 말을 당신의 입술에서 제거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판단의 마음을 없애야 합니다. 자기 의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판단을 맡기는 훈련을 연습해야 합니다. 자신도 하나님의 판단 앞에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안다면 이제부터라도 판단하는 행동을 멈추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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