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 (유니온교회 원로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교환교수)

2011년 2월 11일은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날입니다. 그 날 30년 독재를 했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이집트 민중저항을 숨죽이며 지켜 보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집트 성지순례도 했었기에 남의 일 같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4.19학생혁명대열에도 참여했던 터라 미디어들을 통하여 흘러오는 뉴스들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관심의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아랍권 복음선교는 어찌 될 것인가 때문입니다. 이 민중혁명이 1979년에 있었던 이란근본주의자 호메니이 형이냐 아니면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몸부림이냐 그것입니다. 만약 호메니이의 망령이 살아난다면 아랍권과 이슬람권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또 한 번 피를 흘려야 하고, 이슬람권 선교의 문은 더욱더 꽉꽉 막히게 됩니다.
  그런데 다행입니다. 전해오는 소식들에서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15%나 되는 이집트 기독교 신자들이 민주화 혁명대열에 이슬람교도들과 함께 참여했답니다. 그래서 앞으로 민주화의 꽃이 피고 기독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와 차별이 점차 사라질 것이 기대된다는 뉴스입니다.
  또 있습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법원이 혁명 일주일 뒤에 알-와사트 당의 조직을 승인하는 판결을 내렸답니다. 무슬림형제단에서 떨어져 나온 이들은 지난 15년 동안 불법화되어 왔습니다.  ‘중도’라는 뜻을 가진 이 정당은 그 정강정책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선언하고 있는데 이슬람 온건파들이 모였답니다. 물론 무엇보다도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성별, 인종, 지위를 넘어선 평등한 시민적 기본권을 강령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기쁜 소식입니다. 중동권이나 이슬람 국가에서 종교의 자유만 보장된다면 선교의 불이 활활 타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의 기독교신자들은 이번 민중혁명이 이사야서 19장에서 시작되었다며 하늘의 뜻을 부여한답니다.
  “보라, 여호와께서 빠른 구름을 타고 애굽에 임하시리니 애굽의 우상들이 그 앞에서 떨리라.”“여호와께서는 그들에게 한 구원자이자 보호자를 보내사 그들을 건지실 것임이라.”
지난 해 성탄절에 CTS TV <사인사색>에서 아기 예수 탄생과 이집트 피난을 대화의 주제로 삼은 일이 있습니다. 그 때 저는, “예수님의 피난으로 이집트는 아랍권과 이슬람권 전체에 복음선교기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그런데 그 예언이 이토록 빨리 현실로 다가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하여튼 종교의 자유만 보장된다면 기독교는 이슬람교와의 경쟁에서 승산이 넉넉합니다. 이슬람교는 ‘죽이는 종교’이지만 기독교는 ‘죽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죽이는 종교가 한 때 위력을 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 승리는 바로 죽는 종교의 것입니다. 죽는 길이 바로 참 살 길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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