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환 목사(온누리교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인생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다가오는 마지막은 모든 이들에게 아쉽습니다. 또 두렵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며 현재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익숙하고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일수록 그런 현상이 심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피하고 싶은 진실을 말씀하십니다. 그가 늙었다는 것, 그리고 죽을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들을 때 부정과 분노의 단계를 거치며 회피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를 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속한 문제가 아닙니다. 태어나서 자라는 모든 것은 늙고 병들어 죽을 때가 온다는 것이 하나님이 정한 자연의 법칙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르쳐주실 때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이며 성숙입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사람보다 하나님이 크시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죽어도 하나님의 뜻은 죽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꿈은 사람의 불순종에 의해 좌절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공간 속에서밖에 활동할 수 없는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위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뒤를 이어 여호수아가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일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모세에게는 그에게 권한을 위임하라고 하십니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로 인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다른 사람과 연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어 해결하라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겸손한 마음, 협력하는 마음, 자신보다 비전을 중요시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을 못 맡기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를 두려움 속에 가두기 때문입니다. 모세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이야말로 불신앙이며 교만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미덥지 못하고 무능력해 보이지만, 그것은 내가 판단하거나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 걱정이 내가 떠나야할 시기를 늦추거나 넘겨 주어야 할 권한에 집착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나 대신 그 사람을 세우셨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하여 이루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걱정과 염려를 가장한 집착과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의 일부를 감당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나머지는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하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려워하거나 염려하지 말아야 합니다.

멋지게 올라가는 사람들은 있어도 아름답게 퇴장하는 사람들은 매우 적습니다. 자신을 과신하기 때문이요, 자신을 위한 과욕 때문입니다. 나는 떠나도 하나님은 떠나지 않으신다는 믿음을 가지십시오. 나보다 하나님이 크시다는 고백을 잊지 마십시오. 그렇게 생각하면 내려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이제 그만 내려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