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환 목사(온누리교회)

어떤 사람의 진심이 다른 이들에게 사실 그대로 전달되고 왜곡없이 해석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음과 생각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측정할 수 있는 대상이 될 때는 말과 행동으로 표현될 때인데, 그 과정에서 오차없이 사실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사람들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듣고 보는 사람의 선입견과 가치관까지 섞여 해석될 때는 표현하는 사람이 가졌던 마음의 원형은 이상한 괴물로까지 변형되어 사람들 사이를 떠돌아 다니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말할 때는 진심의 왜곡 현상이 나타날 때입니다.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다면 몹시 답답해하겠지요.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진심을 전달할 최소한의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이 기회마저 이런 저런 이유로 박탈당한다면 말 그대로 죽어서도 눈을 못 감을 한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진심을 전달할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자기 관리와 리더십의 중요한 조건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능력 발휘가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표현할 방법과 때를 알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표현하는 것 자체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대개 그런 사람은 자신의 의도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사람을 찾아다니기보다는 그 시간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데 묵묵히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복선이나 정치적 목적을 그리지 않고, 그때 그때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하곤 하지요. 말이 없고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정치적이지도 않으니 평소에는 참 귀한 사람, 필요한 사람이라는 평을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가 있을 때나 치열한 권력 싸움이 진행될 때에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대개 이런 이들은 열심히 뭔가를 해놓고도 오해를 받거나 업적에 걸맞는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잘 표현하지 않는 성격답게 혼자서 잘 삭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알아줄 날이 오겠지 하며 마음을 추스립니다. 배려하는 마음이 주장하고자 하는 마음보다 커서 꾹꾹 잘 참습니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어떤 때에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감당하지 못해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진실이 묻히는 것, 왜곡되는 것, 다른 사람과 그 의도에 의해 오용되는 것은 그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 일입니다. 문제는 정작 본인은 그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주장할 마음도, 방법도 여의치 않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때가 헤아림의 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중보하고 대언하시는 영의 도움이 절실한 때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의 영혼이 죽어갈 것이고 그 사람 안에 있는 선행에 대한 의지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진실이 나중에야 밝혀지는 것은 인생에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 나중까지 버틸 힘이 그 사람 안에 없을 때입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힘이 전혀 남아 있지 못하면 나머지는 기대할 수도 없겠지요.

버틸 힘이 필요합니다. 특별한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은혜란 내게 속한 것이 아니지요. 내 힘으로 어찌 되는 것이라면 이미 은혜가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구할 뿐입니다. 그런 은혜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하나님~ 부디 저들을 도와 주소서.
진실이신 하나님께서 진실을 드러나게 하실 날을 소망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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