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 (유니온교회 원로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교환교수)

  요즈음에는 금요일이면 무엇인가 세계적인 사건들이 펑펑 터지고 있습니다. 중동이 몸살을 앓고 있는 민주화 요구 시위들도 대부분 금요일에 일어났습니다. 그 날은 이슬람교도들의 ‘거룩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1년 4월 1일 금요일에는 아프카니스탄에서 유엔소속 직원 8명이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날 이슬람교도들이 격렬한 데모를 하면서 유엔 파견소에 총을 쏘고 불을 질러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였습니다. 데모대 가운데서도 4명이 죽었답니다.

  그들이 유엔 파견소를 공격한 것은 코란을 불태운 사건에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3월 20일 미국 플로리다 주의 테리 존스 목사가 코란을 불태웠습니다. 그는 지난 해 9월 11일 곧 9.11사태 9주년을 맞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공개적으로 불태우려다가 미수에 그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기 교회 안에서 코란을 피고로 모의재판을 열고 유죄평결을 한 뒤에 코란 화형식을 결행했습니다.
  이것이 매스 미디어를 통하여 알려지자 이슬람교도들이 항의시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파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에서 더욱 격렬하더니 유엔직원들을 살해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일본의 대지진으로 2만 명대에 이르는 생명이 희생되었고 아프리카의 민중혁명에서도 수천 명씩 죽는 걸 생각하면 그 희생자 규모가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은 하나하나가 절대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숫자의 많고 적음으로 따질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건이 더 크게 번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재발방지를 하려면 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 아닙니까. 이 사태는 결국 ‘책을 불태운 데 대한 보복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것으로 간단하게 요약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독교와 이슬람교 극렬주의자들 사이에 일어난 불행한 사태일 뿐입니다. 성난 데모는 교육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더욱 난폭해진다는 것도 유의할 대목입니다. 게다가 독재자들이 국민의 증오심을 자극한 음모가 포함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자가 누구입니까? 희생된 사람들, 다친 사람들이 첫번째이지요. 그 다음으로는 이슬람교와 기독교입니다. 코란을 불태우는 목사나 그걸 보복한다고 엉뚱한 사람들을 죽이는 데모대나 그것이 모두 자기 종교를 위한 충성인 것 같지만 실상은 자기 종교를 죽이는 자해행위일 뿐입니다. 이 같은 행위로 인하여 종교 자체가 사람들의 혐오 대상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신들이 믿는 ‘신’(神)을 혐오하게 만들었습니다.

  영국에서 자란 중동 출신 이슬람교도가 미스 유니버스 출전하는 단계에 올랐습니다. 그러자  수영복만 입은 ‘알몸’을 보였다는 이유로 이슬람교도들의 살해 위협을 받았습니다. 매스 미디어에 출연한 그에게 걱정이 되지 않느냐고 기자가 물었습니다.
  “다소 신경은 쓰이지만 큰 걱정은 안 합니다. 이슬람은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인 걸요.” 그 소녀의 얼굴에 웃음과 평화가 넘쳐 흘렀습니다.
기독교는 평화를 더욱 더 사랑합니다. 예수님께서 원수까지 사랑하여 십자가 위에서 처참하게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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