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 (유니온교회 원로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교환교수)

신기한 약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암 치료부터 심장마비, HIV, 당뇨 치료약들이 속속 개발되었으면 한다. 병원에 가면 검색대 하나만 통과해도 모든 질병이 일목요연하게 밝혀질 수는 없을까? 지치도록 기다리며 아픔이 따르는 여러 검사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으면 한다.
질병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용기와 자신감을 넣어주는 약, 악마 같은 사람을 천사로 만드는 약, 질투심을 단번에 녹여 주는 약, 사기 칠 생각을 떡잎부터 싹 잘라내는 약, 인생관을 또렷하게 확립해 주는 약... 그런 약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겠나.
굶주리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새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가정 가정마다 모두 행복센터가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가정밖에 낙원 없다, 잘 가꾸어 행복 찾자”는 표어대로 사는 좋은 세상이 될 수는 없을까?
자동차 사고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차가 덤벼들면 스스로 피해서 사고를 막아 주고, 교통이 번잡해서 약속시간에 늦게 되면 저절로 날아가는 ‘비행자동차’가 나와야 하겠다. 특히 검색절차 없이 비행기 타는 세상이 참 그립다. 그 마지막 은밀한 부분까지 훤히 보여 주어야 한다니 어쩌다 이런 개판세상이 되었더란 말이냐.
게다가 자연재난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지진, 산불, 홍수, 태풍, 휘리바람... 얼마나 많은 목숨이 억울하게 죽어 가는가?
세계 어디에서나 교육이 또 큰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 지식교육은 어느 정도 되는데 인성교육이 큰 문제라고 한다. 착한 일 많이 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들만 가는 명문학교들이 온 지구마을 뒤덮었으면 참 좋겠다.
무엇보다도 범죄자들이 없는 새 세상은 언제나 올까? 감옥이 해체되고 경찰서도 없어지면 더 좋겠다. 납치 유괴범이 전혀 없는 세상, 도둑놈, 사기범, 스리꾼, 폭력범, 성폭행, 깡패, 특히 조폭, 간통, 그런 것들은 말사전에서조차 싹 자취를 감추는 새 세상이 왔으면 정말 춤을 추겠다. 물론 인권이 최대한 보장되어서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표어가 실천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뭐니 뭐니 해도 제발 전쟁 없는 새 세상이 와야 한다. 개인 사이의 다툼부터 시작해서 국가 사이의 전쟁이 없어져야 하겠다. 특히 종교전쟁은 더욱 더 바람과 함께 사라져야 하겠다. 칼과 창을 녹여 보습과 낫을 만들고, 탱크를 부숴 트랙터를 생산하며, 핵폭탄을 해체해서 사랑폭탄을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풀을 뜯는 평화로운 지구마을이 되어야 한다. 물론 한반도에는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고 게다가 ‘영세평화국’이 건설되었으면... 그런데 그게 어디 사람의 힘만으로 될 수 있을까?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가 어서 오게 하옵소서” 그런 기도를 가르쳐 주신 것 아닌가. 하나님의 나라는 바로 하나님과 인간이 함생하고, 인간과 인간이 함생하고, 창조주와 우주만물이 함생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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