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 (유니온교회 원로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교환교수)

최근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각 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를 조사하여 밝혔다고 합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100점으로 1위, 북조선이 2위(98점), 쿠바가 3위(93점)랍니다. 반면에 한국은  18점으로 152위에 그쳤고 미국은 203위로 꼴찌랍니다.

  “허허, 또 한 번 우리를 웃겼구먼.”
그렇게 점잖게 한 마디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북조선이 하는 말 가운데 진실한 것이 별로 없으니까, 그리고 그게 자그마치 60년을 넘었으니까, 그런 발표에 혈압이 오를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새빨간 거짓말이라도 웬만큼 해야 조금이라도 믿게 되지, 저처럼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면 누가 믿겠어. 북조선 인민들조차 콧방귀를 뀔 터인데.”
  북조선에도 다녀왔다는 친구가 하는 말입니다.

하기는 행복지수가 제일 높은 나라가 바로 방글라데시라는 여론조사도 있었으니까 북조선이 2위를 했다는 걸 믿는 사람도 있을 법합니다. 행복이란 외적 조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 느낌에 따른 것이니까요.

  “미국에 있는 조선동포들은 어떻게 삽네까?”
이북을 방문했을 때 그런 질문을 받았다는 어느 목사가 있었습니다.
  “아이구, 미국은 지옥입니다.”
  “조금 상세히 말해 주실 수 있습네까?”
  “입시 지옥에다, 범죄 지옥에다, 교통 지옥입지요.”
  “자동차가 그렇게 많습네까?”
  “그럼요. 우리 같은 가난뱅이도 세 대나 있는 걸요.”
  “아하, 운수사업 하시누만요.”
그래서 껄껄 웃었답니다. 아마도 미국은 지옥이란 말이 그 때부터 퍼지기 시작해서 행복지수에서 꼴찌를 했나 봅니다.

  그래도 은혜롭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도 “심령이 가난한 자가 행복하니라, 애통하는 자가 행복하니라,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가 행복하니라” 하고 가르치셨으니까요 (마5:3-12). 북조선 동포들이 혹시 자기 나름의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까닭에 행복하다는 뜻은 아닐까 그런 생각입니다. 그래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니라”는 말씀을 소망 삼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땅속 신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려나, 이제 북녘 통치자들도 ‘거짓의 아비’ 직분에서 사퇴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요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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