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 (미주성결대 명예총장)

김포비행장에서 전철을 타고 광화문을 가는 중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전도지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 전도지를 받으며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쓰레기 처리과정이 다소 복잡하여 버릴 곳이 마땅치 못한 것도 이유였습니다. 게다가 그런 전도방식은 대체로 이단들이 하는 소행이라는 편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사인 나는 좀 자세히 읽었습니다. 설혹 이단이라 해도 그들을 반격할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도목사인 저는 금식기도를 통하여 주 하나님의 은총으로 간경화, 축농증, 허리 디스크의 치유함을 받았으며 그 후 목회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전도지를 만들어 돌리는 분의 간증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된 이 전도지에는 예수님을 믿으면 어떤 기쁜 소식이 있나를 일곱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영혼육이 구원받습니다. 2)모든 저주와 가난이 물러갑니다. 3)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집니다. 4)마음의 평안과 큰 기쁨이 찾아옵니다. 5)모든 병이 치료받습니다. 6)모든 귀신이 도망갑니다. 7)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런 정도면 이단종파의 선전물은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 그래서 그 전도목사님께 속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70이 넘은 분인 걸 보아 교회목회는 은퇴해도 전도목회는 평생을 하겠다는 그 결단이 눈물겹도록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이 일곱 가지 가운데 한국교회의 병폐가 깊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 믿으면 예수님을 닮은 인격으로 변화된다는 사실이 실종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믿는 사람 많아도 믿을 놈은 없다’는 세간의 거센 비판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한국의 기독교가 본질적인 것을 버리고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다는 경고신호입니다. 예수 믿으면 성삼위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다는 기독교의 근본이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예수 믿으면 하나님을 위하여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기쁨으로 헌납하는 인간이 된다는 사실에 전혀 착안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간으로 새로워지고, 가정과 민족마다 하나님께서 심히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로 바뀌는 것이 기독교의 최대목표라는 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듣는 비판이 또 무엇입니까? 기독교가 ‘기복종교’로 전락했다고 혹평합니다. 위에 적은 일곱 가지 기쁜 소식만 보아도 사회나 민족, 인류 전체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전혀 없습니다. 오직 개인이 받는 축복만을 기쁜 소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 믿으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하도록 목표를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성삼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인간’으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회개의 눈물을 흘립니다. 성삼위 하나님을 반역하는 ‘못된 인간’이라는 죄책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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