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진 목사

포도원 주인이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했습니다. 일당은 한 데나리온이었습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임금을 지급했습니다. 저녁에 들어온 일꾼과 아침부터 일한 일꾼이 꼭같이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습니다. 아침부터 일한 사람들이 불평을 터뜨렸습니다.
“종일 일한 우리를 겨우 한 시간 일한 사람과  같이 주다니요? ”
주인이 말했습니다. “나는 약속을 지켰고, 내 것을 내 뜻대로 썼을 뿐인데 뭐가 잘못이오?”
이 비유는 일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을 하기도 하고 일감을 주기도 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내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일하시며 일감을 주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꾼의 필요를 배려하는 자세로 일감을 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성실하게 일하고 불평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루 종일 일한 일꾼들은 일당을 받고도 적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오늘도 일터에서 약속한 대우보다 더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일이 없지 않습니다. 일보다 보수에 연연해하는 것은 바른 일꾼의 자세가 아닙니다.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 하면 하나님은 평등한 대우를 해주십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는 동포들에게 “귤 한 개를 따더라도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 여기고 정성을 다 하라”고 타일렀다고 합니다. 어느 날 미국 교회 교인들이 도산선생과 동포들을 파티에 초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농장 주인이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한국 형제들에게 감사합니다. 가위질을 함부로 하면 귤이 상하고 꼭지를 길게 따서 팽개치면 다른 귤에 상처가 생겨 손해를 보는데 한국 형제들은 그런 일이 없도록 정성들여 일했기 때문에 금년에 우리 농장이 큰 이익을 보았습니다.”
보수 때문이 아니라 일 자체를 보람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일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로마시대에는 노예들만 일했습니다. 자유인은 전혀 일하지 않았습니다. 일을 저주로 여기고 천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일을 끔찍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저주로 여기는 것은 잘못입니다.
하나님이 범죄한 아담과 하와에게 벌을 내리시며 이마에 땀 흘려 일해야 먹으리라고 하셨으니 일이 저주라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성경을 좀 더 자세히 읽어 보면 범죄 전에도 일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아담에게 에덴동산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아담은 동물에게 이름을 짓고 동산을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의 협력자로 일하도록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모든 일은 하나님이 인간을 협력자로 불러 맡기신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일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상식을 초월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값없이 주시는 선물입니다. 남보다 더 수고하고 노력했다고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공로나 노력을 보지 않으시고, 마음에 정하신 대로 은혜를 주십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동역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일하고 받는 가장 귀한 보상은 하나님의 친구, 곧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면 무슨 보상이 있는가를 질문한 직후,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오래 일했다고 하나님께 보상을 더 요구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값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선물로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초신자인 형제나 자매가 은혜를 체험하고 그의 기도와 봉사를 하나님이 인정하신다고 우리가 시기한다면 잘못은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했으면 얼마나 했습니까? 공치사는커녕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행한 대로 보응을 받는다면 상이 아니라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누구에게 분에 넘치는 은혜를 베푸셔도 시기하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행한 대로 보응치 아니하시는 자비와 사랑을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동역자로 인정하고 일을 맡겨 주신 사실 자체가 가장 큰 보상임을 깨닫는 사람이 기쁨과 감사로 일할 수 있고, 일의 의미와 가치를 알고, 그 일을 통해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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